혐의 완강 부인, 보시라이 부부 대립 구도 선명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시 당 서기가 23일 진행된 재판에서도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검찰과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특히 검찰이 보시라이의 주장이 거짓임을 입증하려고 그의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의 증언을 대거 제시하면서 이번 재판은 보시라이 부부간의 진실 게임 양상으로 치달았다.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보시라이의 뇌물 수수 혐의에 대한 심리를 이어갔다.
보시라이가 혐의 하나하나를 부인하면서 검찰과 피고인 측 간에 공방이 길어져 전날 첫 심리일에 뇌물 수수 부분에 관한 심리가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공방의 초점은 사업가 쉬밍(徐明)이 구카이라이에게 사준 프랑스 호화 빌라에 맞춰졌다.
이 호화 빌라의 가치는 보시라이의 뇌물 수수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이 부분이 유죄로 인정되는지가 보시라이 형량을 가를 중요 요소로 작용한다.
검찰은 보시라이가 쉬밍의 자금으로 구입한 이 빌라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다는 구카이라이의 진술로 보시라이를 압박했다.
검찰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구카이라이는 남편이 랴오닝성 당 서기 시절인 2002년 자택에서 이 빌라의 사진을 보여줬다고 진술했다.
구카이라이는 "나는 아들이 앞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지 않고 공부를 잘할 수 있도록 이 집을 아들에게 물려주려 했다"며 "보시라이도 이런 생각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쉬밍이 자신과 아들의 외국 생활을 도왔다는 점을 보시라이도 잘 알고 있었다는 내용이 담긴 구카이라이의 진술 영상을 법정에서 상영하기도 했다.
충칭시 전 공안국장 왕리쥔(王立軍)도 서면 진술서에서 이 빌라의 차명 관리인들과 구카이라이 사이에 임대 수익 분배 문제로 갈등이 생겼고, 자신이 이를 상관인 보시라이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보시라이는 "구카이라의 주장은 날조이고 왕리쥔의 주장도 잡담에 불과하다"며 반발했다.
그는 아내를 겨냥, "그녀는 미쳤고 항상 거짓말을 한다"며 "그녀의 소위 증언이라는 것은 감형을 받기 위한 것"이라고 공격했다.
첫 번째 쟁점인 뇌물 수수 혐의를 놓고 이처럼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됨에 따라 공금 횡령, 직권 남용 부분에 대한 심리는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따라 법정 주변에서는 이날 심리가 마무리되지 못하고 재판이 24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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