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국민 가수' 리솽장(李雙江·74)의 외아들 리톈이(李天一·17)가 재판에서 집단 성폭행 혐의를 부인하고 나섰다.
리톈이는 지난 2월 27일 베이징의 한 술집에서 만난 접대부 양(楊)모씨를 호텔 방으로 데리고 가 친구 4명과 함께 번갈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29일 신경보에 따르면 리톈이는 전날 베이징 하이뎬(海淀) 법원에서 열린 공판에서 "원래 성매매를 하기로 하고 방에 갔지만 술에 취해 그냥 잤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리톈이는 자신이 피해 여성을 폭행했다는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리톈이와 함께 기소된 다른 피고인들도 대부분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부인하면서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겼다.
이번 사건은 높은 인기를 누리는 '국민 가수' 부부의 아들이 연루됐다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리솽장은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도 줄곧 높은 인기를 누린 가수로 중국 인민해방군 예술학원에 소속된 인물이다.
리톈이의 어머니 멍거(夢합<合+鳥>·47)도 군 총정치부 가무단 소속의 유명 가수다.
중국인들은 과연 이번 사건이 공정하게 처리될 수 있는지를 의심한다.
중국에서는 고위 관리와 유명 인사들이 각종 사건을 일으키고도 연줄을 동원해 처벌을 피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번 사건도 보통의 형사 사건과 달리 신고 단계에서 기소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리톈이 가족이 사건을 덮으려고 피해자를 회유·협박했다거나 공안과 검찰이 형량이 높게 나올 집단 성폭행 혐의 대신 단순 성폭행 혐의를 적용하려 한다는 소문도 파다했다.
사과는커녕 자식을 일방적으로 감싸는 리톈이 부모의 처신도 중국인들의 공분을 불러 일으켰다.
리톈이의 모친 멍거는 피해자인 양씨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처녀막 파열 등의 상처도 위조된 것이라는 주장까지 폈다.
리톈이가 말썽을 일으킨 것이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불과 15세이던 2011년 그는 무면허로 BMW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앞서가던 차량을 들이받고는 적반하장 격으로 상대차 운전자 부부를 폭행하는 사건을 일으켰다.
당시 공안은 리톈이가 형사 처벌을 질 수 없는 미성년자라며 사건을 대충 무마하려고 했다가 여론의 비판이 거세지자 그제야 리톈이를 1년 동안 소년원에 보내는 조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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