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늘어나는 자국 내 식량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홍콩 면적의 30배에 이르는 농지를 확보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국영기업인 신장(新疆)생산건설병단이 지난 6월 우크라이나의 농업회사인 KSG 애그로와 향후 50년간 우크라이나 농지를 제공받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22일 보도했다.
계약에 따라 중국은 우크라이나 동부 드니프로페트로브스크 지역에서 우선적으로 최소 10만ha(1000㎢)의 농지를 제공받게 된다. 이는 홍콩의 크기 만한 규모라고 신문은 전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농지공급을 계속 늘려 300만ha 규모까지 확대하게 된다. 결국 홍콩 면적의 30배에 이르는 농지를 중국이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중국 안바운드컨설팅의 농업전문가 딩리는 "과거의 해외 농업투자와 비교할 때 300만ha는 매우 규모가 큰 프로젝트"라고 말했다. 톈즈훙 중국 농업대 교수는 "신장생산건설병단은 국제 교역 경험이 풍부한 데다 우크라이나의 토지는 매우 비옥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우크라이나에서 곡물을 재배하고 돼지를 사육할 예정이다. 중국은 투자 금액을 밝히지 않았으나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은 중국의 투자규모가 26억달러(약 2조8000억원) 이상이라고 보도하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농업 분야에서 전례 없는 외국 투자라고 전했다.
중국은 최대 농업 기업인 베이다황(北大荒)그룹이 콩과 옥수수 생산을 위해 아르헨티나에 23만4000ha의 농지를 확보하는 등 주로 남미를 중심으로 농업 생산 기지를 구축해 왔다. 중국의 국내 곡물 생산은 10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도시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수입 곡물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곡류와 곡분을 1400만t가량 수입했으며, 이는 전년보다 150%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자국 기업들에게 해외에 농업거점을 확보할 것을 독려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