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학사 역사왜곡 사태를 바라보며
최근에 정말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바로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 교과서를 담당해서 만드는 ‘교학사’가 역사교과서에 일제의 식민지배에 관한 왜곡된 내용을 실었다는 것이다. 교학사 교과서는 나도 학교에서 학습교재로 많이 이용해왔기 때문에 이 사실이 더욱 당황스러웠고 설마 ‘내가 공부했던 교재 중에도 왜곡된 부분이 있었을까?’하는 의문도 들었다. 그리고 교과서 내부의 잘못된 내용으로 영향을 받았을, 그리고 받게 될 학생들에 대한 걱정도 이어졌다.
이번 교학사에서 편집한 역사교과서에서 문제가 되는 점들은 대략 이러하다.
집필진들은 일본의 식민지배를 완화해 표현했다. 당시 일본인들이 한국을 지배함으로써 한국의 근대화를 도와주었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또 일본인들에게 유리한 조항으로만 이루어진 강화도조약을 불평등조약이 아닌 우리 자주적의지로 이루어진 조약이라고 명시했다. 게다가 조선의 국모였던 명성황후의 호칭을 민왕후로 낮춰 불렀고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을 위해 평생을 바친 김구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으로 평가하였다.
역사를 왜곡되게 가르치는 것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모르는 사이에 어느 순간 사람들의 역사에 대한 의식이 왜곡된 쪽이 마치 사실처럼 변하기 때문이다. 이번 논란이 된 역사교과서를 만든 집필진 중 한 교수는 교과서의 내용들이 온전히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한 사실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같은 사실을 말하더라도 단어 선택만을 교묘히 바꾸면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또한 받아들이는 사람은 사실과 반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위험이 있다.
이번 교학사 교과서는 위안부가 일본군을 따라다녔다고 서술했다. 이 부분은 얼핏 보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읽는 학생들에게 마치 위안부가 원해서 따라다닌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
이번 조사 중 발견한 한 댓글이 있다. 교학사의 교과서 역사왜곡에 대해 비판 글 밑에 달린 댓글 중 ‘교학사가 무엇을 잘못했냐, 다 사실만을 이야기하지 않았느냐’라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댓글처럼 부정적으로 왜곡된 역사를 인식하지 못하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문제의 시초가 된다. 국사가 수능필수과목으로 지정된 지금 많은 학생이 잘못된 교과서로 공부하며 옳지 못한 역사의식을 기를까 염려스럽다.
다른 어떤 책보다도 더 믿음직스러워야 할 책인 교과서가 이런 논란에 휩싸여도 되는 것일까? 배우면 배우는 대로 받아들이는 학생들의 교과서를 책임지는, 누구보다 객관적이고 사실만을 전달해야 할 집필진들이 말이다.
보통 학생의 경우 역사과목을 대학에 가서 학습하지 않는 이상 중고등학교 시절 교과서의 지식들을 기반으로 살게 된다고 한다. 배우는 학생은 교과서의 내용이 곧 사실이기 된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역사왜곡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은 매우 크다. 학생들은 배운 왜곡된 역사를 토대로 점차 우리만의 과거와 정통성을 잃어버릴 것이고 일본에겐 다시금 대한민국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게 해주는 발판을 마련해 줄 수도 있다.
이번 교학사 역사 교과서의 집필진들은 과연 그들의 이기적이고 섣부른 행동이 후대에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고등부 학생기자 강선우(상해한국학교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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