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매운맛 그대로’ 15년새 매출 15배 성장
농심은 중국법인이 이달 들어 누적매출 10억달러를 돌파했다고 17일 밝혔다. 지난 1999년 상하이 생산공장을 독자법인으로 전환한 이후 15년 만에 약 15배 매출을 성장시켰다. 지금까지 판매한 신라면을 개수로 환산하면 약 18억개다. 이는 13억명의 중국 국민이 모두 한 번 이상 신라면을 먹은 셈이다.
중국시장에서 거둔 성공은 신춘호 회장의 ‘역발상’ 전략에서 비롯됐다. 농심은 중국시장에 진출하면서 한국의 매운 맛을 고집했다. 맛뿐만 아니라 대표 제품인 신라면의 포장과 규격도 그대로 중국에 내놨다. 당시 신 회장은 “농심 브랜드를 중국에 그대로 심어야 한다”며 “맛부터 모든 면에서 ‘있는 그대로’ 중국에 가져간다”고 강조했다. 단기적 성공보다는 제품력을 믿고 한국의 맛으로 제대로 공략해보자는 의지의 표현이었던 것.
반면 마케팅에 있어선 중국인의 정서를 반영했다. 1999년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을 개최하고 중국 내 인기스포츠인 바둑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정착시켰다.
또 최근에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타오바오와 손잡고 중국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3•4분기 들어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30% 넘게 성장했다.
농심은 올해 중국 매출목표를 지난해 1억2000만달러보다 38% 늘어난 1억6500만달러로 잡았다. 중국 내에서도 농심의 이런 급성장을 이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 라면시장 성장률이 0.8% 안팎이지만 농심은 지난 3년간 중국에서 평균 19% 성장했기 때문이다.
구명선 농심 중국법인장은 "농심은 중국에서 15년간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적이 없다"며 "올해도 신라면블랙, 둥지라면 등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얻으면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타오바오 외 기업 기업간거래(B2B) 온라인 쇼핑몰과도 계약을 해 온라인사업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