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표민찬 특파원 = 중국에서 자녀의 영어교육 등을 위해 자국인 가정부보다 3배 이상 높은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필리핀 가정부 고용이 유행하고 있다.
영자지 상하이데일리는 10일 어린 자녀가 영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기 위해 월 급여수준이 5천-6천위안(약 59만-70만원)에 이르는 필리핀 가정부를 고용하는 부유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최대 경제도시인 상하이에만도 약 2천여명의 필리핀 가정부가 일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고, 필리핀 가정부 수요가 늘자 중국 인력 공급업체들은 필리핀에서 직접 가정부 인력을 고용, 각 가정으로 파견하고 있다.
필리핀 가정부를 고용한 30대 후반의 한 시민은 "가정부와 영어 가정교사를 동시에 고용한 셈"이라며 외국인 가정부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상하이에서 필리핀 가정부 소개업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의 주웨이(朱微) 총책임자는 "대만, 홍콩, 마카오 등에서 이주해 온 사람들의 필리핀 가정부 고용 사례가 많으며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가정들이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필리핀 가정부들은 모두 중국 정부의 합법적인 고용허가를 받은 사람들"이라고 설명했지만 중국은 일반 가정이나 개인이 외국인을 고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하이 공안국의 마전둥(馬振東) 출입국관리소장은 "외국인 가정부도 고용이 허가되지 않는 규정에 포함되는 직종"이라며 "이와 같은 규정을 조만간에 바꿀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는 상류층 가정에서 자녀의 중국어 교육을 위해 남미 출신 대신 중국인 가정부를 고용하려는 경향이 늘고 있어 대조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