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위 관리의 비리를 폭로한 중국 언론인이 반부패 운동을 펼치고 있는 민간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가 수여하는 올해의 청렴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10일 BBC 중문망에 따르면 국제투명성기구는 지난 8일 중국 경제잡지 차이징(財經)의 부편집장인 뤄창핑(羅昌平·사진)을 청렴상 수상자로 발표했다. 어려운 중국 언론 환경 속에서도 개인 블로그를 통해 고위 관리의 부패를 고발한 그의 용기를 높이 평가했다.
국제투명성기구는 2000년부터 부패와 부정을 용기있게 고발하는 사람을 기리기 위해 청렴상을 제정하고 매년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올해 33세의 뤄창핑은 지난해 12월 블로그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를 통해 류톄난(劉鐵男) 전 국가발전개혁위 부주임의 비리를 폭로했다. 당시 류 전 부주임의 내연녀가 그에게 제보를 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류 전 부주임은 지난 5월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고 공직을 박탈당했다. 중국인이 국제투명성기구의 청렴상을 수상한 것은 그가 처음이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언론인은 정치적 스모그를 뚫고 나갈 수 있다"면서 "부패 척결을 정부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공민사회와 개인이 공동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뤄창핑이 청렴상 수상자로 선정된 이날은 '중국 기자의 날'이었지만 중국 관영매체들은 그의 수상 소식을 보도하지 않았다.
한편 국제투명성기구의 내부 고발상은 지난 7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적인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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