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중국대한체육회 상하이지회 창립준비
한국상회와 상호협조 방안 모색 중
해외 교민들의 여가와 교류에 생활체육만 한 활동이 없다. 상하이에도 20여 종목의 체육동호회가 있다. 각 종목마다 1개 이상, 많게는 10개 이상의 동호회가 존재한다. 생활체육으로 뭉친 모임이 70여개, 동호인 수는 약 2000여명에 달한다.
최근 이들 동호인들의 체육활동 증진과 육성 지원 등의 취지를 담은 재중국대한체육회(이하 체육회) 상하이지회가 출범을 준비 중이다. 지난 20일 발기인 모임을 갖고 정관 제정과 조직체계 정비에 나섰다.
동호인들은 체육회의 출범으로 앞으로 동호회 활동에 실질적인 지원과 도움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반면, 과거 상하이 교민사회 내 체육회를 둘러싼 잡음을 기억하는 교민들은 우려섞인 시선을 보낸다. ‘기대’와 ‘우려’, 상하이 교민사회 내 새로운 조직 탄생에 주목을 끄는 이유기도 하다.
상해한국상회(한국인회) 추천과 재중국대한체육회 비준을 거쳐 상하이지회장에 임명된 배재진(51세 시카고 푸드) 회장은 “힘에 버거운 일을 맡았지만 교민사회 체육활동 증진을 위해 함께 힘을 합쳐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체육회의 설립근거를 △교민사회 체육활동 증진 △동호회 육성 지원 △체육인재 육성 발굴 △한국선수단 지원 △스포츠 외교 교량 역할이라고 설명하며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상하이지회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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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국대한체육회 상하이지회 배재진 회장 |
동호인들이 기대하는 육성 지원의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배재진 회장은 “체육회는 베이징 본회와 한국정부에서 예산지원을 받는 단체가 아니다. 또 회장이 발전기금 기탁을 통해 회장에 취임하는 것은 구태한 방식”이라며 “경기후원금을 통한 동호회 지원보다 다양한 교류증진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배 회장은 교류증진을 위해 한국의 생활체육인과의 교류에 앞장 설 것을 강조하며, 12월 예정된 경상남도 체육회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각 종목별로 경남 동호인 초청 교류전 등을 구상하고 있다.
그러나 동호인들의 기대와는 차이를 보인다. 상하이에서 4년째 동호회 활동을 하고 있는 이 모씨는 “매년 동호회간 한두차례 경기가 개최되는데 매번 주요 회원들이 갹출하거나 집행부들이 기업들의 후원을 얻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봤다. 동호인들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지원없는 체육회의 등장을 크게 반길 리 없을 것 같다”고 말한다.
또 동호회 회장을 맡고 있는 김 모씨는 “사실 체육동호회는 경기를 할 수 있는 사람들과 여건만 있으면 충분하다. 한국상회나 체육회에 바라는 것은 크지 않다. 체육회가 교민 체육활동을 증진, 육성, 지원하겠다면 동호인들의 요구와 의견이 잘 반영된 체육회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리라 본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선수들과의 교류전은 고무적”이라며 체육회의 출범에 조심스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출범 전부터 새어 나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상해한국상회 안태호 회장은 “해외 여러 교민사회가 한국인회와 체육회 등 교민단체간의 파벌싸움을 하는 모습을 봐왔다. 과거 상하이도 한국상회와 체육회와의 갈등을 겪은 경험이 있다.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 상호협조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체육회 상하이지회장이 상해한국상회 부회장직을 맡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 회장은 “현재 20명의 부회장 중 체육동호회 담당 부회장직을 앞으로 체육회에서 맡게 되면 한국상회의 예산지원은 물론 각종 경기개최가 더욱 효과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이는 상하 수직관계가 아닌 상호협조를 원활하게 하는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체육회 상하이지회 배재진 회장은 “앞으로 한국상회와 상호협조를 통해 교민 체육활동과 체육동호회 육성지원에 기여하겠다”고 말하고 한국상회와 체육회는 ‘상호협조관계’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지난 2005년 6월 창립한 재중국대한체육회는 현재 톈진, 칭다오, 웨이하이, 다롄, 하얼빈, 창춘, 광저우 등 7개 지회를 두고 있다. 여덟번째 지회인 상하이는 과거 단체간 알력으로 법적 공방까지 번졌던 불미스러운 경험을 갖고 있다.
과거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창립 단계부터 충분한 의견교환을 거쳐 대립과 갈등 예방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동호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교민단체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체육회 탄생을 예고해야 할 것이다.
▷고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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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발기인 모임을 갖고 체육회 출범을 준비 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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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태라고 치부하지말고 감투의 정당한 대가는 치루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