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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 절도 막겠다" 바닷속 소유권도 주장

[2013-12-04, 08:37:31] 상하이저널
외국 고고학 탐사 잇단 제동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의식한듯

2차대전뒤 2천여척 난파 추정

2012년. 프랑스 해양 고고학자인 프랭크 고디오는 필리핀 국적의 배를 이용해 필리핀 근해에서 13세기 중국 난파선을 탐사하고 있었다. 그때 중국 해양감시선이 탐사팀의 배로 접근했다. 해양감시선은 스피커 방송을 통해 "이곳은 중국의 영해다. 여기서 고고학 탐사 작업을 벌이는 것은 불법이다. 당장 이 구역에서 나가라"고 경고했다. 당시 탐사 작업에 참여한 한 팀원은 "분위기가 매우 위협적이었다"고 전했다.

동중국해에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해 동북아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킨 중국이 최근 남중국해의 난파선에 대해서도 독점적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2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중국이 고고학 탐사 분야에 개입하고 나선 것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이 신문은 짚었다.

남중국해는 예나 지금이나 세계에서 가장 번화한 해상 교통·무역로다. 이 지역에선 지난 200여년 동안 중국 어선을 포함해 인도·아랍·네덜란드·영국 등 각국 배들이 난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2차 세계대전 때 격침된 군함 등을 포함하면 2000여척이 넘는 난파선이 이 해역에 가라앉아 있으리라 추정한다. 그런데 중국이 최근 "중국 유물을 절도하는 행위를 막는다"며 이런 난파선과 관련한 고고학 조사에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중국은 2009년 중국해저문화유산센터를 세워 해저 유물 탐사에 박차를 가해왔다. 중국은 이미 베트남과 영유권 분쟁 중인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베트남명 호앙사군도) 관련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 해양감시선들에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 해역에서 이뤄지는 외국 고고학 탐사를 저지하라는 명령을 내리는 한편으로 중국 국가 차원에서 벌이는 해양 고고학 탐사에는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며 "중국 고고학자들은 영유권 분쟁 지역을 포함한 남중국해 해역에서 광범위한 해저 고고학 조사를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이런 움직임이 필리핀·베트남·브루나이·말레이시아 등과 벌이고 있는 해양 영토분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정치적 목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류수광 중국해저문화유산센터 주임은 지난해 프랭크 고디오 팀의 탐사를 두고 "필리핀 당국이 중국 난파선을 끌어내려고 한 것이다. 필리핀은 중국인들이 처음으로 (남중국해의 중-필리핀 분쟁지역인) 스카보러섬(중국명 황옌다오)을 발견한 증거를 파괴하려 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해양강국" 의지를 강조하자, 중국 당국은 명나라 시절 함대를 이끌고 아프리카까지 항해한 정화의 흔적을 찾으려는 5개년 계획도 세워 진행하고 있다. 남중국해의 수많은 섬과 암초를 처음 발견했다는 정화의 흔적을 찾아 입증하는 것이 중국이 이 지역에 대해 영유권을 주장할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류 주임은 "우리는 선조들이 이곳(남중국해)을 드나들며 살았다는 역사적 증거를 찾고 있다. 이를 통해 남중국해 지역이 중국의 과거 영토였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샤오제 중국 문화부 부부장도 지난해 "해양 고고학 탐사는 해양주권 문제와 연관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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