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의 학교 이야기-방학 보내기]
여행, 운동, 취미, 예복습까지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것들
2013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기말을 앞두고 있는 아이들은 2014년 새해와 함께 또 한번의 겨울 방학을 맞이하게 된다. 여름 방학에 비해 짧은 이 기간을 어떻게 알차게 보낼지 이렇게 저렇게 머리를 굴려가며 준비를 해 보지만 겨울 방학은 정말이지 쏜살같이 지나가 버린다. 상해중학교 겨울방학은 기말고사 직후의 쉬는 날까지 합하면 거의 4주가 된다. 이 기간 동안 신년맞이, 구정을 빼고 나면 며칠 챙기지도 못한 채 지나가 버린다. 그런 아쉬운 경험을 기억해 보며 몇 가지 적어 보려 한다.
여행을 통해 보고 느끼며 경험하게 하자
겨울방학은 설날이 있어 한국으로 가는 가족도 많다. 한국행이 계획되다 보면 다른 계획은 거의 세우질 못한다. 그래서 친구네 가족은 겨울 방학만큼은 한국 국내 여행을 테마별로 계획해 다녀온다. 운동 캠프, 역사 캠프, 체험 캠프 등등. 여기서 경험하지 못하는 테마별 캠프를 통해서 아이들은 분명 조금씩 성장할 것이다. 바쁜 아이들 아빠 때문에 구체적인 계획을 잡지 못했지만, 짧게라도 가족여행을 고집하는 우리 가족은 이번 방학 역시 아이들과 곧 겨울여행을 계획 할 것이다.
구체적인 계획표를 통한 예습과 복습
방학이 시작되면 아이들과 나는 큰 계획표와 작은 계획표로 옥신각신한다.
아이들에게 방학 동안 하고 싶은 것들, 해야 될 것을 계획해 보라 하면 아이들은 각종 운동, 여행, 취미가 한가득이다. 반면 해야 될 것에는 책 몇 권 정도…. 부모가 생각하는 해야 될 것과는 어느 정도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 차이를 서로 줄여가며 자세한 계획표를 만들어야 한다.
방학 전체의 큰 계획에서, 일주일 단위의 작은 계획, 하루 계획까지… 그 중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예습과 복습이다. 큰아이가 9학년인 지금, 되돌아 보면 방학 동안 가장 무시할 수 없었던 것 중 하나가 수학 예습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다른 과목은 방학 동안 책을 읽으며 간접적으로 얻을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수학은 교과서를 통해서 예습과 복습을 해야만 했던 것 같다. 수학 예습을 충실하게 한 뒤 맞이하는 개학은 조금 더 자란 자신감과 당당함을 느낄 수 있었다.
운동과 취미로 몸과 맘을 살찌우기.
긴 여름방학과는 달리 짧은 겨울방학엔 특강이나, 많은 학원 스케쥴을 잡지 않는다. 그래서 오히려 아이들이 요구하는 활동들이 많아지기도 한다. 벌써부터 큰아인 드럼 계획을 세워 날 설득하고 있고, 아마 운동도 욕심을 낼 것 같다.
자전거를 좋아하는 큰 아인 방학이 되면 여름이든 겨울이든 아빠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상하이 이곳 저곳을 다닌다. 홍췐루에서 푸둥, 서산(佘山), 때론 주가각(朱家角). 항상 걱정하며 보내지만 아빠와 땀을 뻘뻘 흘리며 자전거 투어를 마치고 성취감을 안고 돌아오는 큰아인 그때 마다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다.
이렇게 다양한 활동들을 통해 몸과 맘을 탄탄케 하며 개학을 준비한다. 내년 가을이 되면 10학년이 될 아들의 다음 겨울 방학은 좀 지루하고, 해야 하는 많은 것들로 가득하겠지만 이번 방학까진 그래도 하고 싶은 것들을 허락하고 싶다.
방학 첫날 우린 외국인 서점에서 책쇼핑을 실컷 할 것이며 둘러앉아 영화도 늦게까지 볼 것이며, 때론 늦잠도 잘 것이며, 그래도 기본적인 예습은 또 놓치면 안 된다고 분명 잔소리를 늘어 놓을 것이다. 이번 방학도 건강하게 우리 집 두 녀석과 사.이.좋.게. 지내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