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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관 개관, 안중근은 기뻐할까

[2014-01-22, 11:17:45] 상하이저널
지난 19일, 중국 하얼빈 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개관돼 대중에 공개됐다. 105년 전인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30분,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전투' 현장에 안중근 기념관이 중국 정부에 의해 개관했다는 것 자체가 이를 지켜보는 이들을 크게 놀라게 하고 있다.
 
한국 언론들은 하얼빈역에 개관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 개관 소식을 전하면서, '중국 정부의 통 큰 결정'이라는 수식을 달았다. '하얼빈역에 표지석이라도 만들어 달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건의를 받은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안중근 의사 의거현장을 알리는 표지판은 물론, 안중근기념관까지 만들어 전격 개관을 했기에 '통 큰 조치'임은 틀림 없어 보인다.
 
한국과 중국의 지도자들이 1900년대 초 일본의 대륙침략 정책을 총괄했던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중근 의거를 되짚어보고, 안중근 의사의 역사에 공감하는 것에 대해 일본은 마땅히 역사적 반성을 하는 게 순리다. 그러나 일본 아베 정권은 반성이 아닌 '반발'로 대응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의 사례는 일본 정권의 과거 침략사 반성의 용도로 사용돼야 한다. 반발을 할 대상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독도에 안중근 동상을 세우자'는 것이나 '한일 축구경기 때 안중근 의사 사진을 들고 한국 팀을 응원하자'는 것은 일본을 반성케 하는 게 아니라 반발하도록 유도하는 것에 가깝다. 안중근 이름 석 자가 반일감정의 상징으로 이해되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나를 포로로 대우하라"고 했던 안중근 의사
 
안중근 의사는 여순전투(법정투쟁)에서 "나는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것이 아니고, 대한의군 참모중장으로 국권회복을 위한 독립전쟁 중에 적장을 사살한 것이니 나를 마땅히 만민공법(국제법)에 따라 포로로 대우하라"고 했지만 당시 일제는 이를 묵살하고 일반 형사범으로 안중근 장군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31세의 청년 사형수 안중근 의사는 부당한 재판을 받고도 이에 항소하지 않고 사형집행일을 기다렸다. 그러면서도 한국과 중국 일본이 서로 상대국을 인정하고 협력해서 공동번영을 위한 공동화폐 발행, 공동은행 설립, 공동의회 구성과 연합군을 창설해서 동북아 평화를 유지 발전시켜야 한다는 요지의 '동양평화론'을 집필했다. 예상보다 빠른 사형 집행 때문에 미완의 동양평화론을 남기고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순간에도 청년 안중근은 동양평화만세를 불렸다.
 
안중근 의사의 5개월 수감 생활 그리고 재판과정에서 그를 만난 일본인들은 안중근 의사가당시 일본의 최고 정치지도자를 죽인 수감자였지만 그를 미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안중근을 존경하기까지 했다. 안중근 장군 역시 자신에게 사형을 구형하고 선고한 감찰관이나 판사, 심지어 감옥소 간수 등 일본 사람을 결코 미워하지 않았다고 한다.
 
안중근이 증오하고 미워한 것은 일본 사람이 아니라 남의 나라를 침략해 주권을 강탈해가려는 일본제국주의 대륙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였다.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를 동양 평화를 위해 제거한 것뿐이었다. 마치 오늘날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인을 좋아하면서도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면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등 우경화 정책을 펴고 있는 아베 수상을 싫어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안중근 기념관'을 처음을 공식 제안한 이는 고건 전 총리
 
한국의 고위급 인사가 중국 정부에 '하얼빈역에 안중근 동상이나 기념관을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공개적으로 한 이는 고건 전 국무총리였다(2005년 7월).
 
고건 전 총리가 하얼빈 시정부 초청으로 하얼빈에 갔을 당시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가 동양평화를 위해 의거한 곳이고, 중국인들도 안중근의사를 존경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역사의 현장인 하얼빈 역에 동상이나 기념관을 만들어 줄 것을 공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당시 하얼빈시 정부는 고건 전 총리의 제안에 대해 "안중근 의사 동상 건립 등 관련 사업은 하얼빈시 정부 차원이 아닌 중앙정부의 결정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이해를 구했다.
 
고건 전 총리가 하얼빈을 다녀간 뒤 5개월 뒤. 재중 하얼빈 한국인 사업가(안중근평화재단 이진학 이사장)가 중국 정부 허가 없이 하얼빈시내 백화점 중심가에 안중근 동상을 전격적으로 세웠다가 11일 만에 철거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중국 하얼빈에는 오래전 민간단체들이 만든 안중근의사 기념관이 두 곳이나 있다. 그럼에도 이번 하얼빈역 안중근기념관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은 중국 정부가 한국정부의 제안을 수용해 소문 없이 기념관을 준비, 전격적으로 개관했다는 데 있다.
 
'안중근', 외교 파워게임에 이용되지 말아야
 
그러나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과정에서 자칫 안중근 의거의 참 의미와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이 부각되지 못하고 안중근기념관이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의 외교적 파워 게임에 이용당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중국과 한국에서 반일 감정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한 반일 감정 현상은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
 
"중국이 하얼빈 역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을 전격 개관했습니다, 일본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같은 식의 흥분된 보도는 "안중근은 사형선고 받은 테러리스트"라고 하는 일본의 흥분된 반발을 불러올 게 뻔하다.
 
일본이 반발하지 못하고 진정으로 역사의 반성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하얼빈 역 안중근의사 기념관 개관을 계기로 일본 아베 정권에게 안중근 참 모습을 침착하게 가르쳐야 한다.
 
일제에 의해 1905년(강제조약) 대한제국 군대가 해산된 뒤 안중근 의사는 러시아 연해주로 이주해 그곳에서 의병을 모아 '연해주 전투'를 지휘한 의병장군, 대한의군 참모중장이고 의병전투의 일환으로 하얼빈 역에서 적장 이토 히로부미 사살했다. 이것이 바로 의병장 안중근의 하얼빈 특공작전, '하얼빈 전투'다.
 
당시 일제는 국제법으로 포로에 해당하는 의병장군을 일반 형사범으로 몰아 사형선고를 내렸고, 31세의 청년 안중근 의사는 여순감옥에서 한국과 중국·일본이 서로 상대를 인정하고 협력해서 공동 번영해야 한다는 동양평화론을 집필 중에 사형이 집행됐다.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 아베 정권에 이와 같은 안중근 의사의 참 모습을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
 
안중근기념관을 만들어 일본을 흥분만 시킬 것이 아니라 연해주에서 의병을 모아 조국의 국권회복을 위해 무장투쟁 했던 안중근의 '연해주 전투' 역사와 일제의 대륙침략의 원흉을 제거하기 위한 안중근의 특공작전 '하얼빈 전투'를 위한 치밀한 전략, 그리고 여순감옥에서 5개월 간 수감생활하면서 법정증언을 통해 동양평화를 위협한 이토 히로부미를 죽여야 했던 15가지 이유를 설파하고, 사형집행 그 순간까지 동양평화를 외쳤던 평화주의자 안중근의 '여순전투'에서 나타난 평화정신을 일본의 아베 정권에게 차분하게 알려주자. 그리해서 반발이 아닌 과거 역사에 대한 반성의 기회를 주자.
 
단언컨대 안중근 의사 역시 중국 정부가 하얼빈 역에 안중근기념관을 새로 만들어 전격 개관했다는 뉴스 속보보다는 '한국과 중국·일본이 진실로 과거역사를 참회하고 서로 협력해서 공동번영을 추구하는 평화시대를 앞당기자고 결의했다'는 뉴스를 더 듣고 싶어할 것이다.

 
▷ 정광일(안중근평화재단 청년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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