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광' 시진핑도 독려…침체 벗어날지 주목
중국이 최고 지도부까지 나서 축구 부흥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류옌둥(劉延東) 중국 부총리는 지난 22일 중국 축구계 주요 인사들과 가진 좌담회에서 축구계의 새 지도부가 들어선 것을 계기로 중국 축구 진흥을 위해 공헌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중국 신경보(新京報)가 24일 전했다.
류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축구는 대중들로부터 깊은 사랑을 받고 있다"면서 "축구 진흥이 곧 '중국몽'(中國夢)을 달성하는 일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중국몽이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통해 중국을 세계의 중심으로 만들겠다는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의 슬로건이다. 축구 진흥도 중국인의 자존심을 세우는 다양한 꿈 가운데 하나로 끌어올린 셈이다.
중국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미국에 이어 종합 2위에 오를 정도로 경제력에 걸맞은 체육 강국이 됐으나 축구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출전이 처음이자 마지막 본선 경험이었고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209개 회원국 가운데 92위를 달리고 있을 정도로 부진한 상황이다.
류 부총리는 이런 점들을 고려한 듯 "축구 유관부문이 협력하고 사회적 역량의 지지를 바탕으로 축구 개혁과 발전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나가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차이전화(蔡振華) 신임 중국 축구협회 회장을 비롯한 축구협회 지도부와 축구계 대표적인 인사들이 참석했다.
차이 신임 회장은 중국 탁구 스타 출신으로 국가체육총국 부국장으로 활동하다가 지난 21일 새 회장에 선출됐다. 중국 축구계는 그에게 침체된 축구를 일으켜 위상을 드높여 줄 것을 고대하고 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중국이 이처럼 축구 진흥을 강조하고 나서는 것은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진핑 주석 시대를 맞아 역사적 전환점을 만들어 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시 주석은 지난해 6월 중국 국가대표팀이 역대 태국전 최악의 성적인 1대 5로 참패한 뒤 격노하면서 "경기 결과를 용인할 수 없으며 모든 역량을 동원해 원인을 파악하라"고 질책했다고 대만 언론이 전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동남아 순방길에 인도네시아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축구는 협동심을 기르는 집단운동으로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팀 협력이 경기 결과를 좌우한다"면서 자신이 축구를 좋아하는 이유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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