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에서 의료관광의 선도병원을 자처하는 종합병원이 건강검진을 받는 중국인 관광객에게 통역비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제주시 A호텔 관계자에 따르면 11일부터 12일까지 중국인 관광객 2명을 제주시내 H병원에 안내해 100만원 상당의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다.
 
종합건강검진 항목은 간기능, 당뇨, 간염 등을 비롯해 흉부 컴퓨터단층촬영(CT), 갑상선초음파 등이 포함됐다.
 
이 호텔 측은 앞으로도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종합건강검진을 안내할 계획이었지만, 병원 측의 황당한 요구를 듣고 중단했다.
 
이 호텔 관계자는 "100만원 상당의 맞춤형 종합건강검진을 요청했는데, 병원에서 급한 환자가 아니고 사전에 일정을 갖고,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서는 앞으로 검진비용의 50%를 통역비로 지불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았다"면서 "10명이 종합건강검진을 받으면 검진비용이 1000만원인데, 별도로 통역비로 500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다.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지역의 의료관광을 위해 다소 도움을 준다는 생각으로 중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종합건강검진을 권유했는데, 너무나 창피했다"며 "다른 병원으로 문의해 보니 따로 통역비용을 낸다는 이야기는 없었다. 병원을 바꾸던지, 건강검진 안내를 중단해야 할 상황이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제주도로부터 의료관광 선도병원으로 지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와 의료관광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까지 했다.
 
최근에는 국내 최초로 의료와 휴양시설을 결합한 메디컬리조트를 서귀포시에 조성했다. 건강증진센터, 수치료센터, 미용성형센터, 호텔 등을 갖췄다.
 
이 병원 관계자는 "중국이나 일본인은 병원에도 통역요원이 있기 때문에 따로 통역비용을 받지는 않지만, 베트남.카자흐스탄.인도네시아 등은 통역이 힘들기 때문에 50만원의 통역.번역비용이 발생한다는 설명을 했는데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 호텔 관계자는 "베트남.카자흐스탄 등의 나라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호텔 고객이 대부분 중국인이기 때문에 분명히 중국인 관광객이라고 말했다. 의료관광 발전을 위한다면 이런 일은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