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와 ‘망언’으로 중일관계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흐르는 가운데, 중국이 난징대학살 희생자를 국가차원에서 공식 추모하고, 항일전쟁 승리를 기념하기로 했다.
25일 전국인민대표대회는 ‘중국인민 항일전쟁 승리기념일’과 ‘난징대학살 국가추모일’의 결정초안을 심의해 높은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고 환치우시보(环球时报)는 전했다.
항일전쟁 승리 기념일은 9월 3일, 난징대학살 희생자 추모일은 12월 13일로 정한 결정초안이 다음 주 열리는 전인대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홀트만 독일학자는 “중일관계가 강경국면으로 접어들고, 내년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이하는 이때에 ‘항일전쟁 승리기념일’과 ‘난징대학살 추모일’의 발표는 ‘시기적절’하다. 이 같은 ‘소프트파워’는 ‘일본의 무력’보다 훨씬 효과적이다”라고 전했다.
대다수 중국학자들은 “기념일 제정은 중화민족의 성숙을 상징한다”며, “고난의 역사를 망각한 민족은 영광을 얻을 수 없다”고 전했다.
난징대학살은 1937년 12월13일 중국을 침략한 일본군이 난징에서 무고한 시민 30여 만명을 참혹하게 살해한 사건이다.
기념일 제정 결정초안은 “난징대학살 희생자를 애도하고, 일본의 침략, 범죄 행위를 알리며, 침략전쟁을 반대하고, 인류 존엄과 세계 평화를 옹호하는 중국의 입장을 밝히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난징대학살 생존자인 83세 왕진(王津)은 “이 기쁜 소식을 고통스럽게 죽어간 아빠에게 전해 위로하고 싶다. 일본인들은 사람이 아니었다. 아빠의 몸을 수차례 찔러 죽였다. 참혹한 역사를 겪은 생존자들에게는 큰 위안이 된다. 적극 지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생존자 90세 양취잉(杨翠英)은 “지옥과 같았던 역사를 잊을 수 없다. 가족 4명이 일본군에게 잔혹하게 살해당했다. 마음에 입은 상처가 한 평생을 따랐다. 추모일이면 항상 가족이 그리웠고, 일본군을 증오했다. 이 같은 고통의 역사는 두 번 다시 재현되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 이종실 기자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