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전국총공회가 외자기업내 공회설립률을 연내 60%, 내년 80%까지 올리겠다는 방침아래 외자기업들을 바짝 압박하는 가운데, '설립의무화'가 본격적으로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최근 전국인민대표대회 王兆国 부위원장은 수년째 공회설립을 두고 줄다리기 중인 월마트, 코닥 등 외자기업을 겨냥, 이들 기업에 공회 설립을 의무화하기 위한 공회법 수정안을 마련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의 제언이 실현되면 외국기업은 공회 설립을 허용하고 교섭 상대로 인정해야 한다. 비록 현지 노동자와 갈등을 빚고 있는 월마트를 염두에 둔 것이나 한국 기업의 무노조 경영 관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외자기업들에게 피해갈 수 없는 '리스크' 요소로 인식되는 공회지만, 중국 근로자에게는 든든한 후원자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각 지역지부들은 지방정부의 취업, 내수 진작 정책과 연계한 행보로 '노동자 마음 잡기'에 열심이다.
상하이 공회의 경우 시 발전개혁위원회 등 7개 부처와 함께 근로자의 자격증, 언어능력 향상을 골자로 한 '인재 키우기' 사업을 진행 중이다. 총칭 공회는 400만명의 가입자들이 인근 112개 지정 관광지에서 5~50%의 할인혜택을 받도록 조치했고, 베이징 펑타이취(丰台区) 공회도 편의점, 운전학원, 헬스장 등 12개 지정 장소와 할인협약을 맺었다.
'없는 사람'에 대한 지원도 활발하다. 전국총공회는 5일 실업자 재취업을 지원키 위해 창업교육 및 10억위엔 규모의 소액대출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공회측은 이를 통해 당장 25만개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공회는 앞서 2003~2005년 155만3천명 실업자에게 새 일자리를 찾아주고, 223만9천명에겐 무료직업교육을 지원한 바 있다.
공회의 영향력 확대는 노동자들의 제 권리 찾기에도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92년 8만2천여건에 달한 중국 노동쟁의는 지난해 26만여건으로 늘었고, 상하이에서도 지난해 시 법원이 접수한 노동쟁의와 판결안건이 각각 8521건, 8186건으로 전년대비 23% 17% 증가했다. 특히 임금체불 항의가 주를 이룬 과거와 달리 근로계약 연장, 산업재해 보상 등 근로계약 해석 관련 분쟁이 급증하고 있어 근로자들의 근로환경에 대한 달라진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
▷이현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