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조계창 특파원 = 중국이 사상 첫 월드컵 진출을 확정했던 경기장이었던 선양(瀋陽)시 우리허(五里河)경기장이 철거되고 국제비즈니스 단지로 변신한다.
선양시 현지언론은 18일 우리허 경기장의 철거예정 소식을 전하고 "경기장 부지에는 비즈니스빌딩, 오피스텔, 고급호텔 등이 들어설 계획"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88년 완공된 우리허경기장은 이듬해 랴오닝(遼寧) 둥야오(東葯) 축구팀이 중국에서는 전무후무한 아시아 챔피언으로 등극한 장소였으며, 2001년 10월 중국의 월드컵 대표팀이 오만을 1대0으로 물리치고 중국 역사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진출의 감격을 누렸던 현장이었다.
이 때문에 우리허경기장은 모든 중국인들 사이에서 '축구의 푸디(福地)'로까지 불렸다.
선양시는 월드컵 진출을 역사에 남기겠다는 의미로 당시 대표팀 선수들의 동상을 경기장 주변에 세웠다.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축구예선이 선양시에서 치러질 예정이어서 중국인들은 다시 한번 2002년 월드컵 진출에 못지 않은 '우리허신화'의 재연을 고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허경기장은 너무 낡은데다 올림픽 규격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퇴출 위기에 몰렸다.
선양시는 이 경기장이 지니는 역사적 의미를 감안, 경기장을 보수해서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했지만 개조 비용만 무려 4억2천만위안(약520억원)이 소요된다는 계산이 나오자 경기장을 철거하고 시 남쪽에 위치한 훈남신구(渾南新區)에 새 경기장을 짓기로 최종 결정했다.
철거 이후 우리허경기장은 선양시를 대표하는 국제비즈니스 단지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우리허경기장은 시내 주요도로가 사통팔달로 연결돼 있고 주변에 고급 주택가와 호텔 등이 위치해 있어 일찌감치 개발회사들로부터 노른자 땅으로 주목을 받았던 곳이었다.
경기장을 철거하고 부지를 조성하는 데 드는 비용은 16억위안(약1천9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개발이익을 통해 철거비용 정도는 충분히 환수할 수 있을 것으로 현지에서는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