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방

(베이징=연합뉴스)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고아인 19세 여성을 사진과 함께 실명으로 보도한 중국의 한 신문에 대해 법원이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배상금 2만위안(약 240만원)을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신화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시 차오양(朝陽)법원은 17일 올해 19세의 에이즈 고아 샤오리(小莉.가명)가 신경보(新京報)를 상대로 낸, 중국 최초의 에이즈 고아 프라이버시권 및 초상권 침해에 대한 피해배상 청구사건에 대해 이같이 판시했다.

이에 따라 신경보는 앞으로 15일 내에 제1면의 두드러진 위치에 샤오리의 초상권, 명예권 및 프라이버시권 침해 사실에 대해 사과.사죄하고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로 2만위안을 샤오리에게 지불해야 한다.

이 신문은 지난해 12월7일, 가난 때문에 피를 판 후 에이즈에 걸린 부모를 여의고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 샤오리의 이야기를 실명으로 보도하면서 그녀를 아는 사람은 분명하게 식별할 수 있는 샤오리와 아버지의 사진을 게재했었다.

허난(河南)성 신차이(新蔡)현이 고향인 샤오리는 당시 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인권활동을 해온 한 변호사의 도움으로 신분을 드러내지 않은채 다른 지방에서 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신문사측은 그녀에 관한 보도가 처음이 아니라면서 잘못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그녀의 빈곤한 가정환경, 지원금을 친척들이 가져간 사정 등 프라이버시가 포함된 기사의 필자는 인터뷰도 하지 않은 채 다른 보도 내용과 샤오리가 익명으로 인테넷에 올린 글을 토대로 작성했으며 사진도 한 웹사이트에서 내려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샤오리의 후견인 역할을 해온 변호사는 이에 분노, 샤오리의 위탁을 받아 지난 3월 에이즈환자와 그 가족들의 이름을 밝힐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에이즈 예방 및 통제에 관한 조례가 시행되자 신문사측의 사과와 10만위안의 피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었다.

법원측은 신문사측이 샤오리의 초상권, 프라이버시권, 명예권을 침해해 아직 19세에 불과한 그녀의 장래에 나쁜 영향을 미친 비윤리적 보도를 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