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서해 건너편의 발해(渤海·중국명 보하이)가 죽은 바다로 변해가고 있다.
보하이는 랴오둥(遼東)반도와 산둥(山東)반도로 둘러싸인 중국 유일의 내해(內海). 한때는 ‘어창(魚倉·고기창고)’ ‘해양공원’으로 불렸던 곳이다. 그러나 톈진(天津)을 중심으로 한 환(環)보하이만 지역 경제가 급속히 발전하면서 보하이는 물고기조차 살 수 없는 거대한 오염 저수지로 변하고 있다고 베이징청년보가 19일 보도했다.
중국국가해양국이 2005년 보하이 오염상태를 조사한 결과, 보하이의 해양생태계는 거의 괴멸된 수준에 달했다. 참새우·무명조개·넙치·황조기·농어·오징어가 가장 많이 잡히던 보하이에서 지금 이들 어종은 완전히 자취를 감추었다.
톈진시 탕구(塘沽)구 수산국의 어정(漁政)과 관계자는 “‘어창’으로 이름 높았던 보하이만 해역이 이제는 고기 하나 잡히지 않는 죽은 바다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염 해역 면적이 2003년 이후 줄곧 확대되고, 악화일로에 있다. 해수수질 오염기준을 넘는 면적이 보하이 전체의 56%에 달했다.
보하이 오염의 3대 주범은 생활용수와 공업폐수, 농약·화학비료이다. 톈진시 해양국이 최근 보하이로 흘러드는 15개 오수(汚水)를 조사한 결과, 15개 모두 오염 기준을 초과했다. 이런 상황은 톈진뿐만이 아니다. 랴오닝·허베이·산둥성까지 포함해 총 105개의 오수구를 통해 매년 28억t의 오수가 보하이로 흘러들고, 오염물질 무게만 70여만t에 달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01년부터 ‘보하이 벽해(碧海) 행동 계획’이라는 오염방지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태가 계속 악화되는 것은 관련 정부 기관 간의 권한 싸움 때문이라고 환경 전문가들은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