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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법원이 23일 대규모 조직폭력 범죄 사건의 주범인 쓰촨(四川)성 재계 거물에게 1심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사진은 류한 한룽 그룹 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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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8명 숨지게 해, 사회에 극심한 해악 끼쳐"
중국 법원이 23일 대규모 조직폭력 범죄 사건의 주범인 쓰촨(四川)성 재계 거물에게 1심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중국 후베이(湖北)성 셴닝(咸寧)시 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오전 선고공판을 열어 고의살인 및 조직폭력 등의 혐의로 기소된 류한(劉漢) 한룽(漢龍)그룹 회장과 그의 동생 류웨이(劉維) 등 5명에게 모두 사형을 선고했다.
류한은 쓰촨성에 기반을 두고 활동해 온 부호로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최근 발표한 중국부호 명단에 재산 8억 5천500만 달러로 148위에 오른 거물급 인사다.
법원은 공식 웨이보(微博)를 통해 류한, 류웨이 등 5명에게 사형을 선고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이들이 지난 20년간 폭력조직을 이끌면서 고의적인 살인과 상해 등을 통해 8명을 숨지게 하고, 많은 피해자를 다치게 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법원은 주범격인 류한 형제에게는 정치적 권리를 종신 박탈하고 개인의 재산 전액도 몰수키로 했다.
류한은 1993년 쓰촨성 광한(廣漢)시에서 도박업소를 통해 돈을 모아 건축업 등으로 영역을 확장했으며 동생인 류웨이의 폭력조직을 지원하며 지난 20년간 각종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고 법원은 설명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피고인들의 죄질이 매우 나쁘고 수단이 매우 잔인해 사회에 극심한 해악을 끼쳤다"면서 "마땅히 법에 따라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저지른 죄목만 해도 고의살인은 물론, 불법감금, 상해, 불법도박장 개설, 사기, 폭력조직 운영 등 15가지나 된다.
법원은 함께 기소된 공범 31명에 대해서는 죄질과 가담 정도에 따라 사형 집행유예 2년부터 징역 3년형까지의 판결을 내렸다.
총 36명이 법정에 선 이 사건은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에서 조폭형 범죄집단이 처벌을 받게 된 최대 규모의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 공안은 앞서 쓰촨, 베이징(北京), 광저우(廣州) 등 10여 개 성을 아우르며 수사를 벌여 이들로부터 수류탄, 총기와 총탄, 쇠구슬 등 상당량의 불법무기도 압수했다. 이들이 운영하던 한룽그룹 및 계열사에 있던 거액의 재산도 동결시켰다.
류한은 사법처리 임박설이 나오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과 그의 아들 저우빈(周濱)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1990년대 말 각종 범죄 혐의로 쫓겨온 류한이 출세 가도를 달리게 된 배경에는 2001년 한 '귀인'을 만난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류한은 '귀인'과의 관계유지를 위해 2002년 '특수배경'을 가진 저우빈의 프로젝트를 고가에 매입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류한이 20년간 범죄와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과정에서 '쓰촨방'(四川幇)'의 대부로 통하는 저우 위원의 비리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법원이 류한 형제에게 사형을 선고하며 강력한 처벌의지를 보인 것을 두고 중국 당국이 '저우융캉 사건' 처리에도 속도를 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사 저작권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