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쉰 720억원 투자해 지분 평가액만 4천억원 넘어서
텅쉰, CJ게임즈에도 5천330억원 투자…3대 주주
다음과 합병한 카카오의 2대 주주인 중국 인터넷기업 텅쉰(騰訊·텐센트)이 투자액의 5배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대박'을 터트리게 됐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음은 카카오와 합병을 선언하면서 내놓은 공시에서 카카오의 기업가치를 3조1천356억원, 주당 11만3천429원으로 평가했다.
이는 양사가 삼정회계법인에 의뢰해 카카오의 경영 실적과 유사업종 기업들의 가치 등을 고려해 추정한 것이다.
양사는 합병에 반대하는 카카오 주주에게 평가 금액인 주당 11만3천429원에
주식매수청구권을 부여했다.
텅쉰은 지난 2012년 4월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우선주 360만주, 카카오 지분의 13.0%를 취득했다. 카카오가 게임사업에 본격 진출하면서 필요한 자금을 텅쉰에서 유치한 것이다.
이로써 텅쉰은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지분율 52.4%)에 이어 2대 주주가 됐다.
이 금액을 적용하면 텅쉰의 카카오 지분 가치는 약 4천83억원으로 최초 투자액의 약 5.7배에 이른다.
물론 이는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계산한 것이다.
다음과 카카오는 그간 한국 인터넷·모바일 업계의 '공룡' 네이버에 눌려서 성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다음은 포털사이트에 이어 모바일 시장에서도 네이버에 밀리면서 최근 실적이 하락했다.
카카오는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으로 모바일메신저 시장을 사실상 제패했으나 네이버 라인에 일본·동남아 등 아시아 시장을 선점당하면서 성장성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우려를 받아왔다.
그러나 양사가 이제 합병으로 네이버에 맞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양사에 대해 "현재 시가총액 기준으로만 고려해도 합병 후 최소 30% 이상의 주가 상승 요인이 있다"고 평가했다.
황승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다음은 카카오 플랫폼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카카오는 전략적 신사업 추진과 해외 진출 등에서 다음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광고, 게임·콘텐츠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며 이를 고려하면 주가 추가 상승도 가능하다"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통합법인 다음카카오가 향후 성장하면 텅쉰 지분의 가치도 현재 이상으로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공시에서 피아오얀리 텐센트게임스 부사장을 오는 8월 주주총회를 거쳐 사외이사로 선임하겠다고 밝혀 다음카카오와 텅쉰의 협력 관계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그간 모바일 게임 등 모바일 메신저를 통한 수익모델 창출을 선도해왔다.
텅쉰은 카카오와 협력 관계를 통해 카카오의 이 같은 노하우를 벤치마킹해 자사 모바일 메신저 웨이신(微信·위챗)에 적용시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텅쉰은 최근 CJ게임즈에도 5천330억원을 투자해 3대 주주로 올라서는 등 한국 기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또한 중국 제2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상청(京東商城)에도 2대 주주로 투자했다가 이 회사가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해 기업 가치가 약 290억 달러(약 29조7천억원)으로 부풀어오르는 등 외부 기업 투자로 연일 대박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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