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모르는 중국시장 이야기]
중국 대학생들에게 배우는 중국시장
중국은 지금 시험기간이다. 한국의 대학수능과 같이 6월7일, 8일 전국적으로 입시생들이 대학시험을 보는 날이다. 중국부모들도 교육열은 한국보다 더 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올해도 939만명의 인원이 응시했다고 하니, 중국은 역시 인구도 많고 인재도 넘치는 나라임에 틀림없다.
엄청난 인원이 입학을 하게 되니 당연히 엄청나게 많은 대학졸업생들이 배출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과거 중국이 두자릿 수 경제성장을 영위할 때 중국 대학생들은 취업걱정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상황은 많이 달라졌다.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하지 못하는 비율이 커져가고 있다. 매년 800만명 이상이 취업을 준비하고 그 중에 공식통계로만 4%, 비공식통계는 2배 이상이 취업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제 중국도 우리나라의 대학생들처럼 취업걱정으로 또는 장래 염려로 날밤을 새는 날이 많아 졌다.
한국에서도 주위에 많은 대학졸업자들이 취업을 하지 못해 창업을 선택한다. 떠밀리다시피 하는 창업이라 열정적으로 임하지도 못하고, 더욱이 뭔가 대단한 멋진 것을 이루고 싶어하는 욕심만 커서 대학생들이 창업에 성공하기에는 쉽지 않다. 준비되지 못하고 꿈만 큰 비즈니스는 당연히 이루어 지기 어려운 것이다.
중국 대학생의 창업스토리 1
대학생 대상 2~5元 군것질 쇼핑몰
이에 대비해서 여기 중국 대학생의 창업이야기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서커송(是棵松)이라는 대학생이다. 무창공학원(武昌工学院)의 평범한 대학생인 시커송은 4명의 친구들과 함께 작은 인터넷상점을 하나 오픈하기로 한다. 아주 단순하게 학교주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2위안~5위안 정도의 군것질거리로 한국돈으로 1000원 미만의 가격의 상품을 파는 사이트를 만든 것이다. 인터넷에서 주문하면 10분도 되지 않아 강의실이던 도서관이던 기숙사던 배달을 해주는 시스템이다.
‘어떻게 이것이 사업모델이 될 수 있지?’라는 생각도 잠시, 오픈 하고 첫번째 달에 매출이 무려 4만위안(640만원)에 이러게 된 것이다. 중국에서는 요즘 택남(宅男), 택녀(宅女)라고 해서 집밖에 나가지 않고, 외부에 나가 쇼핑을 하지 않고 인터넷으로 쇼핑을 즐기는 신세대들이 많아졌다. 그런 친구들이 군것질을 하고 싶을 때 바로 먹을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었던 것이다.
서커송의 사업모델의 경쟁력은 바로 속도에 있었던 것이다. 타오바오(淘宝)나 이하오뎬(一号店)같은 인터넷쇼핑몰에서 물건을 결재하면 몇 일 있다가 상품이 도착한다. 하지만 서커송의 사이트에서는 주문 즉시 10분안에 배달되고, 돈도 물건을 받고서 주기 때문에 무척 안전하고 편리하다. 그리고 가격도 학교내에 있는 구내식당이나 상점에 비해서 저렴하다. 사업모델은 간단하지만 학교를 다니면서 장사를 한다는 건 쉽지 않는 일이다.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친구들과의 협업이 중요한 것을 함께 배웠다고 한다. 사업의 성공과 더불어 동업으로 성공하는 소중한 노하우를 익힌 셈이다.
시커송은 올해 대학 4학년이다. 학교를 졸업하고도 취업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만큼 많은 부러움을 사고 있다. 더불어 시커송은 동일한 모델로 무한(武汉)의 다른 대학과 고등학교에도 프렌차이저를 개설하려고 하고 있다.
중국 대학생의 창업스토리 2
학교 주변 식당 상점 배달 도우미 서비스
이와 비슷한 경우로 중남재경정법대학(中南财政政法大学) 여학생들이 웨이신(微信)으로 창업을 해서 반년만에 월수입이 10만위안을 초과한 경우도 있다. 이들은 결국 투자제의는 물론이고 텅쉰(腾讯)이나 유명 IT기업으로부터 스카우트제의까지 받게 된다. 이들의 사업모델 또한 거창한데 있는 것이 아니라 웨이신에 서비스계정(公众账号)를 만들어 학교주위에 식당과 상점들의 배달을 도와주는 비즈니스를 하게 된 것이다. 이 둘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 보게 되는 많은 젊은이들과 대학생들의 성공스토리를 보면 무어라 특별한 것이 없고, 본인들 주위에서 비즈니스를 찾고 실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와는 문화적인 환경도 또한 사업배경들도 많이 다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은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자산과 환경에 대해 객관적으로 이해하고, 그것을 토대로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먼저 실행하고 수정하라
중국 대학생들의 성공스토리를 보면서 다시 한번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기업들을 생각하게 된다. 업무상 중국에서 많은 사업을 하는 한국분들 을 만나고, 중국시장을 개척하기를 희망하는 많은 한국기업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 분들을 만날 때 마다 드는 생각은 “생각이 너무 많고, 계획이 너무 많고, 꿈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생각과 계획이 없어서는 안되지만, 꿈이 작아서도 안되지만,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계획하고 계획대로 실행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대륙의 시장은 우리가 경험한 정도로 계획을 짜서 실행할 만큼 만만한 시장은 아니다. 먼저 실행하고 수정하고 잘 운영하다 보면 처음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큰 꿈을 이룰 수도 있는 것이다. 거창한 시장을 마주하는 우리의 자세가 거창하지 말아야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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