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현지 한국기업 127개사 조사
#1. 중국 톈진(天津)에 진출한 제조업체 A사는 최근 3교대 근무자를 위한 복지동을 신설했다. 피트니스센터·영화관·오락실을 갖추고 주링허우(九零後·1990년대생 세대)와 소통하는 감동 이벤트도 추진했다. 작년 춘제(春節·음력설)를 전후해 18%에 달하던 이직률이 올해엔 4%로 떨어졌다.
#2. 중국 소재 B사는 현지에서 활발한 교육·장학사업으로 기업 이미지를 확 끌어올렸다. 2001년부터 1천25만 위안을 지원해 34곳에 희망소학교를 세웠다.
#3. 베이징에 중국본부를 둔 C사는 황사 발원지진 네이멍구(內蒙古) 쿠부치(庫布齊) 사막에 법인 명의로 녹색생태원을 세우고 18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중국 시장에서 지속 성장의 든든한 밑거름이 됐다는 게 이 회사의 평가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 127개사(대기업 40곳, 중소기업 87곳)를 대상으로 현지 기업사회공헌활동(CSR) 실태를 최근 조사한 결과, CSR 전담 인력·조직을 갖췄다는 기업의 비중이 2012년 같은 조사 때보다 15.9%포인트 높아진 40.2%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대기업은 74.5%가 CSR 인력·조직을 뒀다. 중소기업은 20.0%였으나 2년 전 조사 때(10.2%)보다는 배로 높아졌다.
CSR를 바라보는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2년 전엔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이란 응답(41.8%)이 가장 많았으나 이번 조사에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필수 경영전략'이란 응답(45.0%)이 더 많았다.
현지 CSR 활동을 분야별로 살펴보면, 소비자 책임 분야의 품질관리(60.6%)와 고객불만처리(48.0%), 직원 책임 분야의 각종 보험제공(81.1%), 지역사회 분야의 기부활동(48.0%), 환경 분양의 그린오피스제(54.3%) 등이 활발한 사례로 꼽혔다.
CSR의 효과를 묻자 기업 이미지 및 브랜드 가치 제고(51.2%)와 이해관계자 관계 강화(49.6%), 이직률 감소(32.3%) 등을 들었다.
중국사회과학원의 지난해 중국 외자기업 CSR 평가지수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40.3점을 얻어 대만(38.0점), 일본(25.5점), 영국(21.4점), 독일(16.6점)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강호민 대한상의 국제본부장은 "CSR가 사회공헌활동이라는 전통 개념에서 중국 비즈니스에 성공하기 위한 필수 경영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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