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휴대폰으로 AQI지수(공기품질지수)를 확인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늘이 뿌여면 이것이 안개인지 스모그인지 대기상태를 구석구석 살펴보기도 한다. 중국정부도 곳곳에 AQI지수표지판을 세우고 대기품질을 관리하느라 여념이 없다. 우산과 나막신의 관계처럼 희뿌연 대기때문에 환경산업은 기회를 만났지만 매연의 주범이라는 오명 탓에 자동차 산업은 도전에 직면했다. 제법 큰 도시는 신규 번호판을 내주는데 깐깐하게 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항저우가 소형 자동차 보유대수를 규제하기로 했다.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구이양, 톈진에 이어 여섯 번째 자동차 보유량 규제 조치다. 앞으로 다른 도시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자동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장 크게 영향받을 도시는 1, 2선 도시나 성회도시이고, 자동차 보유량이 200만대가 넘으면 규제를 발동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봐야 한다. 베이징, 상하이, 청두, 선전, 광저우, 쑤저우, 항저우의 자동차 보유량이 각각 200만대가 넘고 백만대가 넘는 도시는 중국 전역에 30개나 된다. 항저우의 뒤를 잇는 다음번 규제 도시가 줄줄이 사탕처럼 이어질지 모른다며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자동차 번호판 취득이 하늘의 별따기가 되자 당초 계획보다 한 수준 높여서 차량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 중국의 토종 자동차 브랜드가 적지 않게 타격을 입었다. 이 때문에 자동차업체들이 몇 년전부터 3,4선 도시로 판매망을 옮겨가고 있다. 하지만, 3,4선 도시 역시 신규 자동차 번호판 규제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토종 자동차기업으로서는 아예 이보다 더 내려가 향(鄕)이나 진(鎭), 현도(縣都)에서 손실을 만회할 생각이다.
대도시의 차량 진입문턱이 좁아졌지만 신에너지 차량에게는 파격적인 프리패스가 주어졌다. 2015년까지 신에너지자동차 보급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부 도시가 고액의 보조금을 주기로 했기 때문이다. 올 1~4월 중국의 신에너지자동차 판매대수가 전년대비 154%나 늘었지만 지역별로 각각 세워둔 2015년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보니 지역별로 특단의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중앙정부의 차량구매 보조금과 동일한 금액을 지방재정으로 지원하기로 했는데 그렇게 되면 차량 구매자는 중앙정부가 지급하는 금액의 두 배를 보조금으로 받을 수 있다. 베이징, 상하이, 난징, 창저우, 쑤저우, 난퉁, 옌청, 양저우, 우한, 시안 등이 신에너지 자동차를 대상으로 보조금 정책을 시행중이거나 발표했다. 특히, 지난 5월은 이곳저곳에서 신에너지 보조금 정책을 내놓는 정책 풍년이었다.
지역별로는 상하이시의 정책이 가장 눈에 띈다. 국내산 신에너지차량 뿐만 아니라 수입산에 대해서도 자동차 번호판을 무료 발급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베이징에서는 수입산 신에너지 차량을 사려면 여지없이 차량 번호판을 추첨받아야 해, 상하이시정부가 상대적으로 얼마나 신에너지차량 보급에 적극적인지 짐작할 수 있다. 차량번호판을 무료로 발급하는 것은 보조금 혜택을 주는 것과 진배없기 때문에 상하이시는 중국 최초로 수입산 신에너지 자동차에 대해서도 보조금을 주는 통큰 도시가 되었다.
현재로서는 중국내 신에너지 자동차가 5만대에 불과하지만 중국정부가 강력한 수단을 내세워 차량 보급 확대에 주력하면서 지금과는 차원이 다르게 신에너지차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짙다. 요즘, 중국 자동차 업계가 죄고 풀어주는 정책을 둘러싸고 어느 때보다도 시시각각으로 희비가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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