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그대' 인기 이끈 인터넷 규제 움직임속 '메이드 인 차이나' 웹드라마 제작
'상속자들'과 '별에서 온 그대'를 기점으로 한류드라마가 중국의 인터넷을 타고 폭발적인 인기를 얻자 중국이 이에 대한 규제 움직임을 보이는가 하면, 중국 제작사들이 발빠르게 자체 웹드라마 제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자체 웹드라마 역시 내용은 한류콘텐츠가 될 전망이다. 작가, 배우, 연출 등 내용적인 면은 한류로 채우는 대신 외국드라마에 대한 검열 시도를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외피를 씌워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이런 움직임은 이미 중국 TV 드라마에서도 진행 중이지만, 인터넷 붐을 타고 아예 인터넷용 '외중내한(外中內韓)' 드라마를 제작하겠다는 움직임이 새롭게 포착된 것이다.
중국 전문 에이전시 아이엠컴퍼니의 배경렬 대표는 2일 "중국이 인터넷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중국 제작사들이 이참에 자체 제작 웹드라마를 만들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배 대표는 "웹드라마인 만큼 회당 분량은 10분 정도이며 총 10부작 규모로 제작할 움직임"이라면서 "작품 제작 의뢰가 중국에서 이미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이미 중국에서는 한류드라마 수입을 넘어 한국의 작가와 배우, 촬영 스태프를 섭외해서 중국 드라마를 제작하는 붐이 일고 있다"며 "콘텐츠는 사실상 한류지만 중국이 제작비와 유통을 책임지기 때문에 중국 콘텐츠로 분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가운데 규제에 대비해 인터넷용 드라마도 별도로 같은 방식으로 제작하려는 것을 보니 중국 당국의 한류 규제가 강화되는 게 아닐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외국드라마 방영 쿼터와 심의 등의 문제로 한류드라마는 현재 중국 지상파 TV를 통한 방송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이 때문에 최근 다시금 한류붐을 이끈 드라마들을 모두 중국의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현지에 공개되며 인기를 얻었다.
'상속자들'을 시작으로 '별에서 온 그대'가 초대박을 친 이후 '쓰리데이즈' '호텔킹' '닥터 이방인' 등의 드라마가 잇달아 중국 인터넷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데 중국의 언론과 출판, 영화, TV 등을 담당하는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이하 광전총국)이 최근 인터넷 미디어 통제 강화 지침을 발표하고 인터넷 콘텐츠에 대한 규제를 예고하면서 인터넷을 타고 불붙은 한류드라마의 호황에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광전총국은 얼마 전 인터넷상에서 무허가 해외 드라마를 내려받는 행위를 단속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인터넷 콘텐츠 감독에 팔을 걷어붙인 상황이다. 명목상으로는 '허가받지 않은' 보도와 콘텐츠를 단속하겠다는 것이지만, 이런 분위기가 지속되면 중국 동영상 사이트를 통해 중국 시청자를 만난 한류드라마가 타격을 볼 것이라고 방송 관계자들은 경고하고 있다.
정해룡 KBS드라마 CP는 "중국은 공산당의 결정에 무조건 따라야 하는 만큼 한류드라마에 대한 규제가 결정되면 그 여파는 즉각적일 것"이라며 "지상파TV에 이어 한류드라마의 위성TV와 인터넷 방영도 제한하게 될까봐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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