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중국이 경기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해 또 다시 지급준비율을 인상했다. 지난 6월 지준율을 0.5%포인트 상향조정한 지 불과 5주만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21일 시중은행의 예금 지급준비율을 8%에서 8.5%로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된 지준율은 내달 15일부터 적용된다.
인민은행은 "고정자산과 신용대출, 무역흑자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번 조치는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고 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2차 지준율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인민은행은 지준율을 0.5%포인트 인상하면 1500억위안(17조7000억원)의 대출감소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번 지준율 상향 조정은 지난 6월 26일 예금 지준율을 0.5%포인트 인상한지 5주만에 전격 단행된 것으로 과잉 성장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 풀이된다.
인민은행은 지난 4월 1년 만기 대출 기준금리를 5.85%로 0.27%포인트 상향조정하는 등 잇따라 긴축정책을 내놨으나 올해 2분기 경제성장률이 11.3%로 1995년 1분기 이후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데다 이 기간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30.9%에 달해 과잉 성장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은행의 돈줄을 죄는 것만으로 두 자릿수의 경제 성장세를 제어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인민은행이 3분기 중 추가 금리인상을 통해 경기 과열을 위한 실질적인 조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곤돈 ING 파이낸셜 마켓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에 대출금리를 0.27%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RBS의 심프펜도르퍼 투자전략가도 "인민은행이 3분기에 대출금리를 0.27%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중국 당국은 중국 은행들의 해외 자본 투자를 허용하는 안도 함께 발표해 위안화 절상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은 중국은행(BOC)에 외화 25억 달러, 공상은행(ICBC) 20억 달러, 뱅크오브이스트아시아 3억 달러 등 해외 주식 투자를 위한 외환 쿼터를 처음으로 부과했다.
이에 따라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0.13% 떨어진 7.9820 위안으로 지난해 2.1% 절상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전문가들은 경기 과열을 해소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단호한 움직임을 취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무엇보다 위안화 추가 절상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7월 21일 2.1% 절상된 이후 위안화는 일년 동안 1.4% 절상된 데 그쳐 미국을 비롯한 교역국가의 원성이 높았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올해 상반기 614억 달러에 달한 무역흑자가 투자 과열의 결정적인 원인이라며 통화팽창을 막고 긴축정책의 실질적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위안화 절상을 통해 무역흑자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한편 일부에선 올해 상반기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3% 오르는데 그치는 등 경기 과열에 대한 중국의 우려가 다소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국 경제자문업체인 ERA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코니 렁은 "중국의 문제는 경제 발전의 불균형"이라며 "투자는 부동산과 도로, 공항 건설에 기울어져 있을 뿐 경기가 과열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