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재외동포교육분야에서 유명한 사람이라도 한글학교 교사가 아니면 참가할 수 없어요.”
7월11일, 인천 송도에 있는 쉐라톤인천호텔 3층 대회의장. 고정미 오세아니아한글학교협의회장이 귀띔을 했다. 재외한글학교교사 초청연수 기조강연 및 개막식 행사 때였다.
“유럽, 미국, 대양주, 아중동 등 대륙별로 한글학교 연합회가 있지만 올해는 연합회 회장들도 4명밖에 참석하지 못했어요. 연합회장이라도 2년 연속 참가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생겼거든요.”
맞은편에 앉아 있는 남도우 중남미협의회장이 설명을 돕는다. 한글학교 초청 연수가 달라졌다는 것이었다. 옆에 앉은 미주한글학교연합회장도 처음으로 이 행사에 왔다. 모국에서 열리는 교사초청연수가 온전히 교사들을 위한 행사로 바뀌었다고 이들은 말한다.
예년에는 동포교육 분야에서 유명한 사람들이 행사에 계속 참석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 사실. 한글학교 교장이 계속 신청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 현지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모국초청행사에 올 수는 없는 일이다. 이런 폐단을 막기 위해 제도를 바꾼 것이다.
“교장 선생님이 올 수 있는 방법도 있어요.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장선생님에 한해 초청을 합니다.”
재외동포재단 김정희 과장의 말. 그는 올해부터 교사들만을 초청하는 행사를 진행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과장은 아프리카 카메룬, 아시아 파키스탄, 남미 에콰도르·온두라스 등 오지의 한글학교 교사들도 초청해 전체적으로 균등한 기회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수에 초청된 세계 한글학교 교사들을 보면 아시아 36명, 러시아·CIS 7명, 아프리카·중동 14명, 중남미 20명, 북미 67명, 유럽 29명, 대양주 7명 등이다.
달라지는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세계한글학교총연합회 회장 선거도 폐지될 전망이다. 대륙별 회장들이 차례대로 돌아가며 맡기로 했다. 사실상 봉사활동으로 바뿐 한글학교 교사들이 총회를 갖고, 사업을 하기가 어려웠다. 차기 회장은 고정미 오세아니아 회장이 맡는다. 1년에 한번씩 회장은 바뀐다.
“해외 116개국에 1900여개의 한글학교가 있습니다. 한글학교에 다니는 학생이 10만6000여 명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가르치는 한글학교 교사수가 1만여 명에 달합니다.”
오후 6시 개막식이 진행됐다. 2014 세계한글학교교사 초청연수의 개막식은 김정수 재단 기획이사의 환영사로 시작됐다.
김 이사는 “조규형 동포재단 이사장이 내년도 예산보고 차 국회에 있어 환영사를 대신한다”면서 “700만 동포사회에서 자녀교육만큼 중요한 게 없다. 우리역사와 우리문화 교육을 강화하는 데 이번연수의 중점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의 말처럼 동포재단은 다양한 역사, 문화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개막식에 앞서 열린 기조강연을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저자로 유명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에게 맡겼다. 유 전 청장은 약 2시간 동안 미술사적 관점에서 한국의 역사를 설명했다.
‘한국사는 왜 배우는가? 특강(12일), 세계에 독도/동해 바로 알리기 특강(14일), 독도체험관/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람(15일) 등 역사관련 프로그램들이 진행됐다.
“한국에서는 2017년부터 한국사 시험이 부활하는 등 역사교육이 중요시 되고 있지만, 해외 학생들은 이런 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 이사는 이같이 설명했다.
이 행사를 주관하는 연세대학교 박진배 부총장과 동포재단과 MOU를 맺은 EBS 신용섭 사장 정도만이 외빈으로 참석했을 뿐이었다. 한글학교 교사들 위주로 모든 행사가 진행된다는 동포재단의 설명이었다. 이종미 재외동포재단 교육지원부장은 “한글학교 교사들이 한국에서 더 많은,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남은 일정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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