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고 김일성(1912-1994) 전 북한 주석이 근.현대 중국의 발전에 가장 영향을 많이 끼친 50명의 외국인 가운데 한 명으로 선정됐다.
중국공산당 직속 언론기관인 인민일보사가 주관해 발행하는 타블로이드판 일간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8일 부록 스타일로 발간한 '특별보도'를 통해 김일성 전 주석을 포함한 '근.현대 중국에 영향을 끼친 50명의 외국인'을 발표했다.
생년월일 순으로 나열된 50명의 첫 자리에는 '사회계약론' '참회록' 등으로 유명한 프랑스 사상가 장 자크 루소(1712-1778)가 올랐고 다음은 1792년(건륭<乾隆> 57년) 영국 국왕의 친서를 갖고 청(淸)나라를 방문해 닝보(寧波), 저우산(舟山), 텐진(天津) 등의 개방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한 영국 외교관 조지 매카트니(1737-1806).
맨 마지막을 장식한 49번째 인물에는 마이크로 소프트(MS)사 창업자이자 '저명한 자선가'인 빌 게이츠(51)가 선정됐고, 50번째 인물에는 미국 프로 농구 리그에서 6번이나 MVP를 차지한 세계의 가장 주목받은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43)이 올랐다.
환구시보는 김일성 전 주석을 40번째 인물로 선정하고 그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창건자이자 조선인민을 위해 오랫동안 시련을 겪은 위대한 지도자"라면서 "20여년간에 걸친 청춘의 뜨거운 피를 중국 동북지방의 항일전장에 뿌리면서 중국의 혁명을 지원했다"고 소개했다.
이 신문은 또 김일성 전 주석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성립 후에는 중.조 친선의 확립과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으며, 그의 조선전쟁에 대한 결정과 책략에 의해 중국이 장기간의 반제국주의 투쟁에 진입하게 됨으로써 중국 현대사에 심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들 50명은 중국사회과학원 진뎬창(金点强) 연구원팀이 뽑은 150명의 명단을 놓고, 그 영향이 중국 근.현대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나타난 인물, 역사의 추진력 역할을 한 인물, 어떤 역사적 사건을 통해 영향을 미친 인물 등을 기준으로 환구시보측과 전문가, 언론매체 종사자 등이 공동으로 압축 작업을 진행한 끝에 확정했다.
미국인으로서는 빌 게이츠, 마이클 조던 외에 존 글래스고 커 등 19세기 말 20세기 초 중국서 활동한 선교사들과 존 D.록펠러 2세('록펠러 왕조'의 시조격인 존 D.록펠러의 외아들 ), 앨버트 아인슈타인, 프랭클린 D. 루스벨트, 할랜드 샌더스(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의 창업자), 리처드 닉슨, 헨리 키신저, 앨빈 토플러, 스티븐 스필버그가 포함됐다.
또 서양인으로서는 루소, 매카트니를 시작으로 인구론의 저자인 영국 경제학자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 찰스 엘리엇(아편전쟁 당시 영국군 대표), 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폰 발데르세(1900년 중국 침략 8개국 연합군 총사령관. 독일인), 지그문트 프로이트, 막심 고리키, 블라디미르 레닌, 이오시프 스탈린, 레프 트로츠키, 캐나다 의사 베순, 니키타 흐루시초프, 환 안토니오 사마란치, 미하일 고르바초프 등으로 러시아 사람들이 많이 들어 있다.
일본인으로서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중국 파견 일본군 총사령관이었던 오카무라 야스지(岡村寧次),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 천황 히로히토(裕仁), 전 총리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영화배우 다카쿠라 겐(高倉健.65) 등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