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로 무(無) 노조 원칙을 고수해왔던 월마트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이 생겼다.
중국 푸젠(福建)성 취안저우(泉州)의 월마트 진장(晉江)점은 29일 30여명의 노조원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커윈룽(柯雲龍.29)을 노조위원장으로 선출했다고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30일 보도했다.
월마트에 노조가 설립된 것은 전세계 5천여개 점포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의 거대한 소비시장 확보를 위해 월마트가 당국의 압력에 굴복한 셈이라고 신문은 평가했다.
월마트는 지난 96년 중국에서 첫 점포를 설립한 이후 노조설립을 억제해오면서 중국의 최대 노동단체인 중화전국총공회(ACFTU)와 대치해왔다.
이달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부위원장인 왕자오궈(王兆國) 총공회 주석은 "2년 전부터 월마트에 노조를 설립토록 노력해왔지만 아무런 성과가 없다"며 노조법을 개정, 외자기업의 노조설립을 강제화하는 규정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는 직원들과 직접 의사소통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며 노조설립을 허용하지 않을 뜻을 밝혀오던 월마트측은 최근엔 종업원들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방향을 선회한 바 있다.
월마트 종업원들은 같은 업종의 중국기업보다 임금이나 근무여건이 좋아 노조설립에 대한 필요성을 그다지 느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총공회측은 직원들이 불이익이나 해고를 당할까 두려워 노조설립을 신청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중국의 노동조합법은 25명 이상의 종업원이 있는 기업체는 노조를 설립토록 하고 있으나 10만개 이상의 중국내 외자기업 가운데 노조가 설립된 곳은 30%에 불과하다.
차오젠(喬健) 중국노동관계학원 교수는 "실질적 의미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며 "총공회는 조화사회 건설이라는 정부시책에 맞춰 다른 외자기업들에게 노동권 보장 및 노조설립을 더욱 압박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차오 교수는 올해안에 중국에 20개 점포를 열고 향후 5년간 15만명을 고용할 계획인 월마트의 노조 결성에 대해 월마트가 중국의 거대한 잠재시장 가치에 밀려 총공회의 요구에 굴복, 무노조 원칙을 포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