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수십 년간 고속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온 마구잡이식 자원 개발의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중국 국토자원부 기획사 쥐젠화(鞠建華) 부사장은 최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광업계 주최 포럼에서 "현재 전국적으로 10만개가 넘는 각종 광산으로 인해 훼손된 토지가 3만 6천800㎢에 달하고 연간 배출되는 폐수만도 47억t이 넘는다"고 밝혔다고 인민일보 자매지인 중국경제주간(中國经济周刊)이 9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집계한 이런 수치는 남한 국토(10만㎢)의 3분이 1이 넘는 면적이다.
쥐 부사장은 "중국의 광업은 불합리한 산업구조와 낙후한 장비·기술, 생태환경 보호조치 미약 등의 원인으로 자원 낭비가 심하고 환경 파괴로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광산 개발에 따른 환경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지난 2010년 8월부터 광산에 정부 예산을 지원해 관련 설비와 장비를 갖추는 '녹색광산 건설사업'을 시작했지만 올해 8월까지 지정된 녹색광산은 전체 광산의 0.6%에 불과한 661개에 그치고 있다.
중국 재정부 재정과학연구소 자오취안허우(趙全厚) 주임은 "해당 사업이 정부 예산 배정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면서 광업회사들에 충분한 자금지원을 못해 사업이 추진력을 잃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녹색광산으로 지정돼도 다른 일반 광산과 비교해 정부가 제공하는 혜택이 크지 않고 기업의 투자 부담만 늘어나 사업이 겉돌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광업대학 후전치(胡振琪) 교수는 "중국의 자원개발은 경제성만 있으면 환경 문제는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채굴하는 현상이 만연해 환경 파괴가 심각하고 대량의 농지를 황폐화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채굴이 끝난 광산 지역 토지를 원상태로 복구하는 비율이 선진국의 경우 80% 이상이고 세계적으로도 50~70%에 달하지만, 중국은 현재 15%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최초로 공개한 전국 토양오염 현황에서 전 국토의 16.1%가 기준을 초과해 오염된 상태라고 발표했다.
당국은 갈수록 나빠지는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내년 1월부터 오염유발자에 대한 벌금 상한선을 폐지하는 등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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