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메뉴

상하이방은 상하이 최대의 한인 포털사이트입니다.

[한우덕칼럼] 중국의 `띠길외교`와 서해 불법조업

[2014-10-14, 10:36:55] 상하이저널
 
또 서해다. 이번에는 불법조업 단속 과정에서 중국 선장이 총탄에 맞아 숨졌다.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가장 관계가 좋다지만, 불법조업 문제는 끊임없이 양국 관계를 위협하고 있다. 어디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야 할까.

1년 전 시진핑(习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외교 행보를 복기해보자. 지난해 9월 초 중앙아시아 ‘스탄’ 국가 순방에 나선 시 주석은 카자흐스탄 방문(7일)에서 ‘실크로드 경제벨트(经济带)’ 구상을 내놨다. “중국~중앙아시아를 잇는 띠(带) 모양의 경제 회랑을 만들어 협력하자”는 제안이었다. 한 달 후 동남아로 날아간 그는 인도네시아 국회 연설(10월 3일)에서 ‘21세기 해양 실크로드(丝绸之路)’ 구축을 제기했다.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를 거쳐 유럽에 달하는 해상 교역 길을 열자는 구상이었다. ‘하나의 띠와 하나의 길(One belt, One road)’을 뜻하는 ‘일대일로(一带一路)’ 정책은 그렇게 탄생했다. ‘띠길(带路)외교’의 시작이다.

중앙아시아와 동남아 순방을 마친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24일 정치국 전원과 주요 지방 지도자를 베이징으로 불렀다. 주제는 주변국 외교. 이 회의에서 ‘친(親)•성(誠)•혜(惠)•용(容)’이라는 외교 노선이 발표됐다. 주변국과 ‘친하게, 성심을 다해, 서로 혜택을 나누며, 포용하는 외교’를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친•성•혜•용’은 결국 ‘띠길 외교’를 실현하기 위한 철학적 포석이었던 셈이다.

지난 1년 시 주석은 주변국을 드나들며 ‘띠길 외교’ 세일즈에 나섰다. 한국과 몽골을 단독으로 방문했는가 하면, 지난달에는 서남아시아를 돌았다. 작은 섬나라인 몰디브는 해상 실크로드의 중요 포인트였기에 순방국에 포함되기도 했다. 시 주석은 가는 곳마다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었고, 상대국과 인프라 건설, 에너지 공동개발 등의 협약을 맺었다. 한국에서는 ‘띠길 외교’의 한 축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띠길 외교’에는 미국의 중국 포위전략에 맞서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엿보인다. ‘아시아 문제는 아시아인이’라는 중국 중심의 아시아 전략도 담겼다. 그럼에도 이 정책은 여러 주변국으로부터 환영을 받고 있다. 중국과의 에너지 투자협력(카자흐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 항구 공동개발 협력(스리랑카•방글라데시 등)이 이어지고 있는 게 이를 말해준다. AIIB에 가입하겠다는 나라도 늘고 있다. ‘친•성•혜•용’이 먹히고 있다는 얘기다. ‘수교 이후 가장 좋다’는 한국과의 관계도 그 범주에 넣을 수 있을 터다.

서해 불법조업 단속 과정에서 중국인 선장이 사망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정확한 조사와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불법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이다. 불법 조업선이 항구를 떠나지 못하도록 하면 될 일이다. 이는 당연히 중국 정부가 나서서 풀어야 할 문제다. ‘친•성•혜•용’이라는 ‘띠길 외교’ 철학을 다시 언급하는 이유다.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소장(기자). *우리가 아는 중국은 없다-시진핑 시대 중국 경제의 위험한 진실*의 저자. 머리가 별로여서 몸이 매우 바쁜 사람.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7년 동안 특파원을 지냈음. http://blog.joins.com/woodyhan
woodyhan88@hotmail.com    [한우덕칼럼 더보기]

플러스광고

[관련기사]

전체의견 수 0

댓글 등록 폼

비밀로 하기

등록
  • 중국의 코스트코 샘스클럽 Sam’s Club hot 2015.05.10
    중국의 코스트코(Costco) 창고형 매장의 원조 샘스클럽 Sam’s Club 浦东의 회원제 창고형매장 山姆会员商店       샘스클..
  • 창간 15주년 新필진과 새 힘! 새 도약! hot 2014.10.22
    10월 10일로 창간 15주년을 맞은 상하이저널이 새필진과 새로운 도약을 다짐한다. ‘중국을 보는 눈’을 가진 전문가들, 회계, 온라인쇼핑, 유통물류, 건강의료...
  • [아줌마이야기] 독포인포(讀抛人抛) 2014.10.14
    아침, 저녁으로 기분 좋은 차가움이 느껴지는 바람을 맞으며 가을이 왔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상해에서는 길지 않은 가을이 더욱 소중하게 여겨진다. 그래서 요즘은...
  • [IT칼럼]변화와 혁신-변화를 망치는 8가지 실수들.. hot 2014.10.14
    IT칼럼] 변화와 혁신 -변화를 망치는 8가지 실수들 ① 나보다 못생긴 중년 남성에 대해 소개하겠다. 1970년생으로 초등학교 때부터 못생긴 외모로 왕따..
  • 중국 9월 수출증가율 19개월만에 최고치 hot 2014.10.14
    중국의 9월 수출 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15.3% 증가해 시장전망치를 상회하며,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입 증가율 또한 전년동기 대비..

가장 많이 본 뉴스

종합

  1. 中 외국계 은행 ‘감원바람’… BNP..
  2. 상하이, 일반·비일반 주택 기준 폐지..
  3. 텐센트, 3분기 영업이익 19% ↑
  4.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5. 中 근무 시간 낮잠 잤다가 해고된 남..
  6. JD닷컴,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
  7. 바이두, 첫 AI 안경 발표…촬영,..
  8.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9.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10. 금값 3년만에 최대폭 하락… 中 금..

경제

  1. 中 외국계 은행 ‘감원바람’… BNP..
  2. 상하이, 일반·비일반 주택 기준 폐지..
  3. 텐센트, 3분기 영업이익 19% ↑
  4. 中 무비자 정책에 韩 여행객 몰린다
  5. JD닷컴, 3분기 실적 기대치 상회…..
  6. 바이두, 첫 AI 안경 발표…촬영,..
  7. 中 12000km 떨어진 곳에서 원격..
  8. 금값 3년만에 최대폭 하락… 中 금..
  9. 中 하늘 나는 ‘eVTOL’ 상용화에..
  10. 샤오미, 3분기 매출 17조…역대 최..

사회

  1. 中 근무 시간 낮잠 잤다가 해고된 남..
  2. 불임치료 받은 20대 중국 여성, 아..
  3. 上海 디즈니랜드, 12월 23일부터..
  4. 상하이 심플리타이, 줄폐업에 대표 ‘..
  5. 유심칩 교체 문자, 진짜일까 피싱일까..

문화

  1. [책읽는 상하이 259] 사건
  2. [책읽는 상하이 260] 앵무새 죽이..
  3. [신간안내] 상하이희망도서관 2024..
  4. 상하이 북코리아 ‘한강’ 작품 8권..

오피니언

  1. [인물열전 2] 중국 최고의 문장 고..
  2. [허스토리 in 상하이] 상하이 한인..
  3. [무역협회] 미국의 對中 기술 제재가..
  4. [허스토리 in 상하이] 당신은 무엇..
  5. 상해흥사단, 과거와 현재의 공존 '난..
  6. [박물관 리터러시 ②] ‘고려’의 흔..
  7. [허스토리 in 상하이] 떠나요 둘이..

프리미엄광고

ad

플러스업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