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도 우리 집 아이들은 중국 내륙 여행을 하고 돌아왔다. 해마다 틈만 나면 대륙을 다녀보고 생각도 키우고 꿈도 키우고 인간관계도 키우기를 소망하며 보내곤 한다.
더욱이 중국에 살면서 이 땅과 이 땅의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체험하고 알아가며 배우는 의미 있는 시간들을 기회가 되는대로 가져보고자 한다.
올해는 서안, 우루무치, 카스, 투루판, 카리퀠호수 등 중국 서북쪽을 11박12일을 여행하고 돌아왔다. 집 떠나 고생한다고 하지만 크게 부족한 것이 없이 자라난 아이들이 힘든 상황에서 견뎌내는 훈련은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값진 경험인 것이다.
같이 간 팀 멤버들이 아프거나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서로 돕고, 중국말이 서툰 친구들을 도와주고, 앞장서서 전체를 이끌고 가시는 선생님들의 입장도 이해하고, 공동체 안에서 조금 더 희생하고 양보하며 나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생각해보고, 나의 불편함을 감내해가는 연습은 아이들이 학교나 집에서 배우지 못하는 귀한 것을 경험하게 되는 기회가 된다.
한국에 있었으면 쉽지 않은 여행이지만, 이 곳에서 중고등 학교를 보내는 아이들의 특권(?)인 것 같았다. 한창 수능시험 준비로 방학도 없이 보내야 할 이 때에 시간을 내어 마음껏 돌아보고 느끼는 시간들이 있어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인생의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역사 속으로 들어가 이 대륙에서 흥망성쇠를 반복했던 시대를 반추하며 큰 흐름 속에서의 나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 같았다.
아이들의 전인교육이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목적일 수 있겠지만 얼마만큼 그 목적에 부합되게 이끌고 가는 것은 또 다른 선택인 것이다.
얼마 남지 않은 방학이지만 아이들에게 많은 경험을 하게 해주는 조금은 힘든 여행을 계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
▷ 진선정 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