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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진 칼럼> 미래를 준비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보며

[2006-08-08, 11:42:50] 상하이저널
이제 상하이도 본격적으로 더위가 무르익어가고 있다. 골프광들도 이맘때쯤이면 9홀을 돌기조차 힘들어 쩔쩔매는 것을 필자는 옆에서 많이 고소해 한다. 필자도 골프를 좋아하는데 시간이 아예 나질 않아 남의 집 불구경 하듯이 입맛만 다시고 있다. 그러니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하듯이 남이 잘 되는 꼴을 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웃자고 농담을 한 것이니 괜한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오늘은 더위 얘기를 먼저 꺼낸 이유가 있다. 날씨도 더운데 우리의 마음까지 덥게 만드는 일들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요즘 정말 열이 받아서 못 살겠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일들을 당하고 있다. 필자의 직원들 중에서 공부에 열정을 쏟는 사람이 몇있다. 처음에는 너무 열심히 하는 모습이 대견하기도 해서 격려도 많이 해주고 편의도 많이 제공하고 아무튼 공부에 열심인 몇 명의 직원들에게 매우 잘해주었다. 그러나 요즘은 필자의 생각이 180도 완전히 변했다. 그 이유는 지금 다니는 회사를 위해서 자기발전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안 후부터는 내가 아무리 인내심이 좋더라도 도저히 용납이 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는 이런 직원들을 어떤 각도에서 생각해야 하고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 필자가 열받아 하는 것은 요즘 들어 이런 직원들이 하는 행태를 보면 독자들도 이해가 갈 것이다. 우선 출근시간이 조금씩 늦어지고 있고, 무슨 시험을 밤새 준비하는지 회사에서 맥을 쓰지 못하고 졸뿐 아니라 시험치고 난 다음 휴가내고 회사에 안 나오고, 그리고 시험에 합격해서 원하는 자격을 따면 다른 회사에 이력서 내고, 그 회사에 입사가 결정되면 뒤도 안 돌아보고 바로 떠나는 직원들!

과연 이런 직원들을 보면서 우리는 어떻게 중국에서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본다. 그렇다고 미래도 준비하지 못하는 능력 없는 직원만 채용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우리가 대기업처럼 대우를 해 줄 수도 없는 상황은 우리가 왜 중국에서 그리도 인사, 인력 문제 때문에 힘든지를 단적으로 대변해 주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서 우리는 노력하고 발전하고, 직원들에게 미래를 보여주고 대우도 잘해주어 직원들이 회사를 나가라고 등 떠밀어도 절대 나가지 않는 회사로 만드는 수밖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 같다. 회사에서 시험 준비서 꺼내 놓고 당당하게 공부하는 직원이 있는 회사가 과연 미래가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술 생각이 간절했던 그날을 잊지 못한다.

중국에서 우리가 생존해 있는 지금 이 순간 과연 무엇이 문제인가도 모르고 그저 회사가 돌아가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사장님들이 얼마나 많을까를 잘 안다. 직원 하나 두고 있는 회사나 몇 백명씩 두고 하지 않는 한 그 중간의 거의 모든 영세 사업자들은 필자와 모두 마찬가지 생각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사람에 의해 흥하고 한 사람 때문에 중국에서 망하는 회사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인, 중국직원 할 것 없이 똘똘 뭉쳐서 모든 힘을 다 합해도 생존하기 힘든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서로 다른 꿈을 갖고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 회사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다른 미래를 준비하는 직원들의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가 면담을 통해서나 그 의미가 확실 하다면 강력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장님들은 오늘부터라도 직원들의 눈빛을 통해, 대화를 통해, 마지막으로 정보를 통해 직원들의 마음을 알아보고 미래가 다른 직원들이라면 강력하게 인사 조치를 할 필요가 있을 줄로 믿는다. 회사가 있고 그리고 개인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일은 추호도 양보가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하대를 졸업하고 대만국립사범대학대학원을 수료했다. 동양엘리베이터 상하이지사장과 엘칸토 중국법인장을 거쳐 현재 한국구두제품 중에 중국에서 가장 고급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YEBNN이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고 있는 燁彬(上海)國際貿易有限公司의 동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저서로는 <13억의 중국 20억의 기회>, <미국인도 유학가는 중국 MBA>가 있다.
elchjlee@hanmail.net    [이학진칼럼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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