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소비자고발프로그램인 '3.15완후이(晚会)'가 지난 15일 저녁 방송됐다.
해마다 3월 15일 소비자의 날을 맞아 전파를 타는 CCTV '315완후이'는 제작진이 비밀리에 취재를 거쳐 회사의 불법행위, 제품품질 문제 등을 폭로하는 프로그램이다. 어떤 내용이 전파를 탈지는 방송이 나가기 전까지 철저히 비밀에 붙여진다.
올해 고발프로그램에서는 동풍닛산(东风日产), 상하이따중(上海大众), 벤츠 등 유명 자동차브랜드 4S점의 자동차수리 배후의 검은 내막, 랜드로바 변속기의 고장문제, 3대 통신운영상의 스팸전화, 사기전화 묵인 등 내용들이 전파를 탔다.
44분이나 늦게 시작된 '3.15완후이' 왜?
올해 '3.15완후이'는 뜻밖에 방송시간을 44분이나 늦춰서 나갔다. 이에 대해 온갖 억측이 난무했다.
원래 '3.15완후이'에서 중국의 대규모 전자상거래업체를 적발하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는데, 공교롭게도 이날 오전 리커창 총리가 "나도 인터넷쇼핑을 한다"면서 전자상거래업체를 칭찬한 탓에 급하게 방송내용을 교체했다는 것이다.
CCTV측은 방송 직후, '3.15완후이' 이전에 방송되는 프로그램의 방송시간이 연장되면서 함께 늦춰지게 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방송시간 연기와 관련해 프로그램을 통해 이유를 설명한 것도 아주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랜드로바는 변속기 고장으로 자동차가 갑자기 멈춰서거나 후진이 안되는 등 문제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그런데 회사측은 변속기 문제에 대해서는 정면 답변을 피하고 적반하장으로 소비자가 "차를 급하게 몰아서"라고 말해 눈총을 받았다.
방송이 나간 후에야 부랴부랴 사과의 뜻을 밝히고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팸전화, 3대 통신운영상 묵인하에 이뤄져
이날 '3.15완후이'에서는 또 휴대폰 사용자들이 매일같이 받는 스팸전화의 가장 큰 배후는 사실상 차이나모바일, 중궈테통(中国铁通)이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불법 사기, 스팸전화에 '푸른등'을 켜주고 있다는 게 이유이다. 사기전화가 허위전화번호가 뜨도록 돼 있는 것도 운영상의 묵인하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렌통(联通)의 경우, 영업직원이 할당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신분증번호만 구두로 제공하거나 다른 사람의 신분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등 불법 판매행위가 난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전신(中国电信)은 산하의 상장회사인 하오마바이스통(号码百事通)이 영업을 목적으로 스팸전화를 걸고 있는 행태가 폭로됐다.
3대 은행도 블랙리스트에
CCTV는 또 QQ를 통해 신분증과 은행카드가 공공연히 판매되고 있는 실태와 이런 은행카드로 각 영업지점에서 별탈없이 은행업무를 볼 수 있는 은행의 허점을 폭로했다.
기자가 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의 은행카드 셋트를 구매 후 실험 결과 이 은행카드들은 인터넷뱅킹, 이체, 지불 등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었으며 건설은행을 제외한 기타 은행의 영업지점의 창구에서 은행업무를 볼 수도 있었다.
CCTV는 불법으로 판매되고 있는 이런 신분증과 은행카드들은 '돈세탁'에 이용되고 있으며 경찰이 피해자의 자금을 추적하는데도 큰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윤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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