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阿里巴巴)의 주가가 속절없이 하락하며 80달러 선마저 내줬다. 지난 해 11월 3000억 달러를 돌파했던 시가총액은 2000억 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알리바바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3% 하락한 79.54달러(약 8만6000원)로 거래를 마치며 사상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날 주가는 개장과 함께 미끄러지며 장중 한때 77달러 선까지 하락했다. 지난 달 28일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알리바바 주가 80달러 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 해 9월 뉴욕 증시에 상장한 이래 처음이다. 지난 해 11월 기록한 최고치(119.15달러) 대비 주가는 33% 가량 빠졌다. 특히 올 들어서는 100달러 선 버티기도 힘이 부친 듯 추가 하락하며 어느 덧 공모가(69달러)와 가까워지고 있는 것.
시총도 쪼그라들었다. 이날 알리바바 시총은 1960억 달러(약 212조원)까지 줄며 사상 처음으로 2000억 달러 선이 붕괴됐다. 지난 해 11월 11일 솔로데이 당시 3000억 달러에 육박하던 시총이 3분의 1 이상 증발한 것이다.
올 들어 알리바바 주가가 하락하기 시작한 것은 연초 짝퉁 제품 유통 문제가 불거지면서부터다. 지난 1월 중국 공상총국이 알리바바 오픈마켓 타오바오몰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60%가 가짜라며 알리바바 짝퉁 판매 문제를 정면으로 문제 삼은 것. 이후 알리바바 주가는 100달러 선마저 붕괴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오는 7일로 예정된 알리바바 1분기 실적 발표에 대해서도 시장은 비관적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분기 알리바바 주당순이익(EPS)을 20센트로 전년 동기 대비 33%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초 불거진 짝퉁 판매 논란으로 1분기 알리바바 총거래액(GMV)도 둔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국 시장분석업체 MKM파트너스는 1분기 GMV 증가율 예상치를 기존의 45%에서 40%로 낮췄다. 1분기 영업수익은 27억~28억 달러로 관측됐다.
성장 둔화 우려 속에 주가가 하락하고 있어 알리바바도 '긴축 모드'에 들어간 모양새다. 최근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베이징에서 열린 한 포럼 석상에서 올해 한 명도 채용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일자리를 동결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기사 저작권 ⓒ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