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 중국 남부지방에서 태풍으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동안 중부 내륙지방에서는 50년 만에 가장 극심한 가뭄으로 농작물이 타들어 가고 있다.
가뭄이 가장 극심한 지역은 충칭(重慶)과 쓰촨(四川)지방으로 각각 지난 9일과 11일 가뭄 적색경보가 발령됐다.
현지 언론의 14일 보도에 따르면 현재 충칭을 지나는 창(長)강이 수위가 10년만에 가장 낮은 4.12m로 떨어져 선박 운항이 중단됐고 농작물 100여만㏊가 말라 죽어가고 있다.
또 주민 800여만명과 600만마리의 가축이 식수난에 허덕이는 등 직접적인 경제손실이 22억위안(약 2천6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충칭시 방재지휘부는 집계했다. 충칭시는 방재자금 1억5천만위안을 긴급 투입해 가뭄 극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쓰촨분지의 100여개 현.시.구 주민들도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쑤이닝(遂寧), 난충(南充), 광안(廣安), 다저우(達州) 등은 40℃가 넘는 고온현상까지 겹쳐 피해가 더욱 크다.
쓰촨성 집계에 의하면 농작물 피해가 110여만㏊에 이르고 주민 263만명과 가축 400여만마리가 물부족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닝샤(寧夏), 간쑤(甘肅), 네이멍구(內蒙古), 후베이(湖北) 등 내륙 북부지방으로 가뭄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 푸젠(福建), 저장(浙江), 장시(江西) 등 남부지방에는 반세기만에 가장 강력한 8호 태풍 사오마이가 내습해 13일 밤 현재 134명이 숨지고 163명이 실종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주택 6만7천여채가 무너지고 600여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푸젠.저장의 재산피해만 120억위안을 넘어섰다.
피해가 가장 큰 지역은 푸젠성 푸딩(福鼎)시로 41명이 숨지고 107명 실종됐다. 피해자의 상당수는 어민들이며, 갑자기 덮친 태풍으로 선박 1천여척이 침몰하거나 파손되면서 배 안에 있다 변을 당했다.
푸딩시에서는 이들 외에 1천350명이 부상하는 한편 25억위안의 경제손실이 발생했다.
저장성 창난(蒼南)현에서는 당(唐)대에 지어진 천년고찰 쯔궈쓰(資國寺)의 지붕이 날아가는 등 문화재로 보호받는 남부의 유적지 여러 곳이 계속해서 몰아닥친 태풍으로 파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