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상하이저널에 칼럼을 기고하면서 교민사회에서 본의 아니게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 유명세가 필자에 대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어 이번 주에는 해명을 하고 넘어가고자 칼럼을 가장해 필자의 변명을 늘어놓아 볼 생각이다.
오해라고 하는 것은 많은 분들이 상하이저널의 이메일을 보고 연락을 주는데 요즘 들어 연락을 준 분들과 한번도만 나 뵙지 못했다. 이로 인해 주변에서 필자가 건방지다거나 오만하다는 소리를 비롯해서 뭐가 그리 잘나서 한번 보자는데 차 마실 시간도 없는지 모르겠다고 원망과 함께 "너 그렇게 시간이 없으면 아예 칼럼을 쓰지 않는 것이 어쩌면 너를 위해 도움이 될 것 같다" 라는 소리까지 듣는다. 그러나 그런 건방지다는 말들은 필자를 아는 지인들이 알면 기절할 일이다.
필자는 예전부터 코트라, 무역협회, 서울시, 우리정부를 비롯해서 기타 단체의 강연요청과 면담을 거절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이메일이 오면 100% 답장을 했고, 찾아오는 모든 손님에게도 항상 최선의 노력을 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요즘은 사정이 조금 바뀌어 사무실에 들어가서 1시간을 일할 시간조차 없다.
필자는 6~7월 2개월 동안 2006년 F/W 시즌 신제품 오더와 새로운 `IPSE'라는 브랜드 법인설립 협의를 위해 한국출장만 6차례를 갔다 왔으며, 중국에서는 영파, 항주, 소주, 태창, 남경, 무석, 대련, 장춘, 하얼빈, 심양, 서안, 중경, 성도, 무한, 천진, 북경, 청도, 광주까지 중국의 연안해지방 전역과 동북3성, 화동지역, 내륙지역과 남방지역까지 혼자서 혼신의 힘으로 출장을 가서 입점상담을 하고 계약을 맺고 법인설립을 위해 강행군을 하였다. 어느 지역에서는 자존심을 상하기도 하고, 어느 지역에서는 융숭한 대접을 받기도 하면서 울고 웃으면서 필자와 그리고 필자의 투자자들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그렇게 중국을 누비고 다닌 것이다. 그래서 필자에게 전화를 하고 메일을 주더라도 새벽에야 답변을 하게되고, 만남을 거절하는 사태가 계속 벌어진 것이다.
중국 외지와 한국에 출장을 다니니 마음만 상하이에 있고 몸은 다른 곳에 있었으니 만나 뵙고 싶어도 그러지를 못했던 것이다. 그러니 독자들과 필자에게 연락을 준 고마운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과 함께 어떤 핑계로 독자와의 만남을 회피한 것이 아니었다는 변명을 하고 싶다.
그리고 필자는 이번 출장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다. 우선 출장으로 인해 회사의 외형을 3~4배가량 키울 수 있게 되었다.
결과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중국전역 최고급 백화점에는 거의 입점하는 성과를 거두게 되었는데 향후 제품의 품질과 관리만 뒷받침 된다면 중국에 진출한 전 세계 패션업계 중에서 무명의 개인 브랜드 중에서는 최초로 중국에서 성공하는 쾌거를 이룰 수도 있지 않을까 감히 희망에 차본다.
그런데 필자는 지금 현재 이 모든 일들을 혼자 감당해 내고 있다. 필자와 10년을 동고동락 하던 직원의 퇴사로 현재 필자는 회사의 동사장, 총경리, 자금담당 상무, 번역, 통역을 비롯해 영업부 과장의 일까지 도맡아서 하고 있다. 어떤 오기의 발상인지는 혼자 힘으로 해보고 싶고, 믿고 싶지도 않은 많은 옛 기억들이 혼합되어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결국에는 모든 일의 굴레가 본인에게 돌아오는 요즘 그래서 육체의 고통보다 혼자인 것이 더 나를 괴롭힌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상하이저널 독자의 기대와 격려로 아직까지도 무거운 컴퓨터 가방을 들고 출장을 다닌다. 저녁에 호텔에서라도 칼럼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이런 마음을 연락이 안되는 독자 여러분은 이해해 주기를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