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표민찬 특파원 = 경제발전과 함께 급속한 사회.문화적 변화를 겪고 있는 중국에서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눈물로 해소하는 '울보족'이 등장하고 있다
북경신보(北京晨報)는 15일자 보도에서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중국인 왕징(王菁.31)씨가 울음을 통해 직장생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과정을 상세히 소개하고, 중국의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 울보족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카페나 커뮤니티들이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울보족들은 대부분 고등교육을 받은 '화이트칼라'로 주로 주말을 이용해 커튼을 내린 조용한 공간에서 슬픈 음악을 들으며 감동적인 작품을 보거나, 비극적인 드라마나 영화를 감상하면서 마음껏 눈물을 흘리는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울보족 커뮤니티에 가입한 회원들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메신저, 전자우편 등을 통해 눈물을 '손쉽게' 흘릴 수 있는 음악이나 문학작품, 영화와 드라마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지만, 개인적인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생활상에 대해서는 의견을 나누지 않는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왕 씨는 "여성 울보족들은 '가을동화'나 '천국의 계단' 등 한국 드라마를 눈물을 흘리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사람마다 눈물을 흘리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들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베이징신이(心毅)심리자문실의 류강(劉鋼) 심리과 전문의는 "울보족은 일본에서 가장 먼저 발생했다"며 "슬픈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면 심리적인 초조함이 사라지지만, 억지로 눈물을 참을 경우 초조함이 오히려 증가하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류 전문의는 그러나 "눈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 대한 확고한 인식하에 각종 사회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절하는 적극적인 스트레스 해소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