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최순호기자]
중국이 백두산 서쪽 기슭의 원시림에 공항을 건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백두산 천지 입구의 서문 부근에서 바이산(白山)시 방향으로 자동차를 20분 가량 몰면 지린(吉林)성 푸쑹(撫松)현 쑹장허(松江河)진의 현장이 나온다. 창바이산(長白山) 개발을 위해 지난달 11일 착공한 공항 건설 현장은 이미 빽빽한 원시림을 밀어내고 있었다.
이곳이 공사 현장임을 알리는 표지판이나 이정표는 없다. 대신 부지런히 흙을 실어 나르는 트럭들 사이로 ‘백년대계(百年大計)’라고 적은 빨강, 노랑, 파랑 등의 깃발이 나부낀다. 거창한 구호를 실천하고 있는 현장의 인부들은 대부분 군복차림이다. 국제법상 중국 영토인 이곳의 주권을 공사현장 책임자는 다시 강조했다. 그는 “창바이산 자연보호구역으로부터 9.4㎞나 벗어난 곳”이라고 못을 박았다. 정당한 공사라는 얘기다.
공항 건설 착공 한 달의 공사 진도는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를 증명하고 있었다. 원시림 채벌이 대부분 끝나고 땅을 평평하게 다지기 위해 흙을 퍼내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총 사업비 3억6000만 위안(약 420억원)을 들여 활주로 길이 2.6㎞, 연간 수송능력 52만명 규모의 공항을 짓는 사업은 오는 2008년 8월 베이징(北京) 올림픽 이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의 동북 지역을 육지로 그물망처럼 연결하려는 계획과 닿아있다. 중국은 북한과 국경선을 이루는 두만강과 압록강 변을 따라 동변도(東邊道) 철도 1개 노선과 고속도로 3개 노선을 건설하고 있다.
우리 민족의 성산(聖山), 백두산. 중국 쪽 기슭은 빠르게 무너지고 있지만, 북(北)은 무력하고, 남(南)은 너무 멀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