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어선 승선원 구명조끼 착용 의무 법안 국회 계류
낚시어선 승선원의 구명조끼 착용 의무화 법안이 국회에서 8개월 넘게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과 일본 등은 일찌감치 구명조끼 착용을 법제화해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은 1990년 1월부터 관내 해역에서 조업하는 모든 어선 선원에 대해 조업 중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했다.
산둥성 해양어업안전생산관리규정 2장 17조에는 산둥성 해역에서 조업하는 선박의 선원은 해상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해 조업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위반 땐 50∼200위안(약 1만∼4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일본도 20008년 제정한 국토교통성의 소형선박조종자법 시행규칙 137조 1항에 따라 특수 소형선박(길이 4m 미만 또는 폭 1.6m 미만 소형선박), 수상오토바이·고무보트 승선원은 구명조끼를 반드시 착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는 낚시어선이나 갯바위 낚시꾼에 대해서는 구명조끼 의무착용 규정이 없다. 현행 '낚시 관리 및 육성법'에는 낚시어선업자와 선원이 안전운항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승선자 전원에게 구명조끼를 착용시키도록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선장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하면 구명조끼를 입힐 필요가 없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수상오토바이·모터보트 등 수상레저기구 이용자에게만 구명조끼 착용을 강제하고 있다.
수상레저기구 이용자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으면 수상레저안전법에 따라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한국해양구조단 등 민간단체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해상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하는 제도 마련을 촉구했지만 규제 완화 추세에 역행한다는 낚시업계의 반발로 관련법 제정은 미뤄져 왔다.
해양수산부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낚시어선 승객 안전관리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작년 12월 승선원 전원에 대해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낚시 관리 및 육성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승선자에게 구명조끼를 착용하게 하는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낚시어선업자에게는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구명조끼 착용의무를 어긴 승객에게도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방침이다.
구명조끼 의무화 법안은 이번 추자도 낚싯배 전복 사고를 계기로 뒤늦게나마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정훈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7일 "낚시어선업법을 재점검하고 재발을 막는 후속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구명조끼 착용을 의무화하는 낚시관리 관련법 등 국회에 제출된 어선 안전관리 법안을 빨리 처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무리 제도적·법적 정비가 완벽하게 이뤄진다 해도 안전에 대한 낚시 동호인의 인식 전환이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낚시 동호인 상당수는 불편하다는 이유로 비좁은 어선 위에서도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고 위태롭게 낚시를 즐기고 있다. 구명조끼는 해상사고 발생 때 인명피해 규모를 최소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수산업협동조합 어업정보통신본부는 작년 발생한 어선사고 인명피해가 97명으로 2011년 144명보다 33%가량 감소했다며 이는 2011년부터 시행 중인 구명조끼 보급 캠페인이 주효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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