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김계환 특파원 = 배럴 당 70달러를 넘나드는 고유가 현상이 계속되면서 그동안 경제성 문제로 외면받던 액화석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에 따르면 석탄에서 석유를 대신할 수 있는 인조유를 뽑아내는 액화석탄기술은 이미 지난 1920년대 나온 것이지만 엄청난 설비투자비용 때문에 외면받다가 최근 석탄자원이 풍부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액화석탄공장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액화석탄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저 국제유가 수준은 배럴 당 30달러에서 35달러. 현재 국제유가가 배럴 당 70달러를 넘어선데다 석유자원이 고갈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액화석탄이 현실적인 대체연료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현재까지 확인된 석유자원은 앞으로 41년 뒤에 고갈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천연가스 역시 65년 동안 공급할 수 있는 양 밖에 남아있지 않지만 석탄 자원은 적어도 155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 남아있다.
액화석탄산업은 인종차별정책으로 값싼 석유수입이 힘들었던 시기에 기술을 발전시킨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정부기관에서 출발해 민간기업으로 변신한 남아공의 '사솔'은 현재 액화석탄 생산을 통해 남아공 운송업계 연료 사용량의 30%를 공급하고 있으며 기술수출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에너지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국은 사솔의 기술 지원 등을 바탕으로 중국은 내몽고에 액화석탄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향후 수년 안에 최대 27개의 액화석탄공장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미국에서는 국방부가 중동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독자적으로 효율적인 액화석탄기술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미 석탄협회를 비롯한 민간업계에서는 액화석탄산업 활성화를 위한 대정부 로비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석탄협회는 오는 2025년까지 현재 석유수요의 10%에 해당하는 하루 260만배럴의 액화석탄 생산을 목표로 관련업계에 대한 연방정부 차원의 세제혜택 등을 요구하고 있다.
석탄협회가 목표로 한 하루 260만배럴의 액화석탄 생산을 위해서는 현재 미국 내 석탄생산량의 40% 정도인 4억7천500만t의 석탄이 필요하지만 매장량을 감안할 때 수요가 늘면 석탄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석탄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액화석탄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문제 삼아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1갤런의 석유를 소비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27.5파운드에 불과하지만 같은 양의 액화석탄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49.5파운드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천연자원보호협의회 데이비드 호킨스는 최근 의회 청문회에 출석, 액화석탄과 같은 새로운 산업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기에 앞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