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중국 당국의 상하이시 공공기금 부당대출 및 뇌물수수 파문이 점차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의 상하이방(幇) 핵심인물 천량위(陳良宇) 상하이 당서기를 향하고 있다.
27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신화통신은 최근 상하이시 기율위원회 관계자를 인용, "관련 당국이 상하이시 사회보장기금의 부당 대출 문제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친위(秦裕) 상하이시 바오산(寶山)구 부서기 겸 구청장이 기율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고 전했다.
친 구청장은 천 서기의 비서를 오랫동안 맡았던 측근 인물로 지난달 25일 바오산구 구청장에 임명됐다.
지난 22일 바오산구가 친 구청장 주재로 부패척결 회의를 진행하던 날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 전담수사팀이 친 구청장에 대해 `쌍규(雙規)' 처분을 내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쌍규란 비리 혐의자에 대해 규정된 시간, 규정된 장소에서 조사를 받도록 하는 공산당의 제도다.
중국 당국이 상하이시로부터 사회보장기금 32억위안(약 3천900억원)을 대출받아 상하이-항저우(杭州)간 고속도로 경영권을 따낸 장룽쿤(張榮坤) 푸시(福禧)투자회사 회장과 장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주쥔이(祝均一) 상하이시 노동.사회보장국장을 체포해 조사하기 시작하면서 이 사건은 상하이 최대의 비리사건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 사건엔 상하이방의 거두 황쥐(黃菊) 부총리의 부인 위후이원(余慧文) 상하이 자선기금회 부회장이 깊숙이 개입돼 있으며 이미 상하이전기그룹의 왕청밍(王成明) 회장과 한궈장(韓國璋) 이사가 조사를 받았다.
중국 당국이 상하이에 장기 주재하면서 이번 사건을 대대적으로 수사함에 따라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상하이방을 견제하려는 의중이 이번 수사에 반영된 것인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