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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 이야기> 절약과 인색 사이

[2006-09-05, 03:09:01] 상하이저널
한국에 비해 생활비가 저렴한 것은 상해 생활의 큰 매력이었다. 한국에서는 들었다놨다 하던 비싼 과일도 실컷 먹고, 일하는 아줌마까지 두고 사는 것은 낯선 생활을 정 붙게 하는 더 없이 좋은 호재였다.

그러나 이곳 생활을 몇 년 해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최근에 물가가 엄청 올랐다. 인건비는 내가 막 왔을 4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이 넘었고, 요즘 흔한 복숭아나 자두를 저울에 올려놓았다가는 깜짝깜짝 놀란다.

물가가 비싸지면 아줌마들은 당연히 절약을 하게 된다. 예원 같은 큰 상가에 가면 으레 주인이 부르는 가격의 삼분의 일로 깎고, 어리버리한 택시 기사가 길을 몰라 돌아가면 잔뜩 혼을 내고는, 택시비는 주고 싶은 만큼 내가 계산해서 준다. 그뿐인가? 물건값 끝에 `'마오'가 붙으면 깎아달란 말도 안하고 그건 아예 없는 돈 취급을 한다. 한마디로 치열하게 사는 아줌마의 모습이다.

한 번은 늦은 저녁 집 앞의 과일 리어카에서 과일을 사게 되었다. 적당한 양만큼 봉지에 넣었다고 생각되는데 옆에 있던 아들이 자꾸 더 넣는다. 그만 하라고 해도 막무가내다. 평소보다 두 배의 무게에 가격도 만만치 않았기에 '얘가 왜 이래'하는 표정을 짓는 내게 아들은 리어카 옆에 있는 조그만 꼬마를 눈으로 가리키며 "엄마, 우리가 많이 사줘야 저 애가 기뻐할 것 같아. 그래야 오늘 저녁은 좀 좋은 걸로 먹고 옷도 사 입고 그러지"한다. 아들의 넉넉함에 비해 나는 갑자기 인색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몇 백원은 쉽게 쓰는 우리가 왜 물건값 1원에는 연연해할까? 우리에겐 푼돈이라도 그들에겐 생계라는 사실을 왜 자꾸 잊는 것일까? 남들에겐 목돈도 잘 쓰는데 왜 우리 자신을 위해서는 그렇게 못할까?

한 친구가 말하기를 우리가 악착같이 깎는 것은 '절약'이고, 다른 사람에게 그냥 주는 것은 '자선'이므로 우리는 현명하게 사는 것이니 고민하지 말란다. 정말 그럴까? 20대는 사랑과 우정이라는 아름다운 감성 사이에서 흔들리더니, 40대에는 절약과 인색이라는 팍팍한 현실 사이에서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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