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이돈관 특파원 = 금융 부분을 제외한 중국의 해외직접투자(FDI) 규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그러나 전체 FDI의 80% 이상이 케이만제도, 홍콩, 영국령 버진제도 등 조세 피난지에 몰려 중국 민영기업의 외국 자본화 현상에 대한 우려를 뒷받침했다.
중국 언론은 6일 상무부와 국가통계국이 최근 발표한 '2005년 중국 해외직접투자 통계공보(비금융부분)'를 인용, 2005년 한해 동안 중국의 FDI가 122억6천만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123%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앞서 1차통계로 발표된 69억2천만달러에서 상향 수정된 액수다.
이로써 2005년 말 현재 중국의 FDI 누계는 572억달러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간 중국의 FDI가 600억달러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무역개발협의회(UNCTAD)가 발표한 2005년 세계투자보고서의 연간 FDI와 FDI 누계를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중국의 2005년 FDI와 2005년 말 현재 FDI가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68%와 0.59%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의 통계공보는 지난해 FDI의 특징으로 ▲인수.합병(M&A)을 위한 투자가 절반 가량을 차지했고 ▲국내 투자 주체의 외국기업에 대한 차관형식 투자가 43% ▲주식 지배 위주의 비즈니스 서비스 투자가 약 40% ▲케이만제도.홍콩.영국령 버진제도 등 조세 피난지 투자가 81%를 차지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조세 피난지 투자 비중이 이처럼 높은데 대해 전문가들은 민영기업의 외국자본화에 대한 우려를 뒷받침하는 것이라면서 지난해 대(對)중국 투자 상위 10개 국가.지역중 버진제도 등 역외(offshore) 중심의 투자가 240억달러로 대폭 증가해 미국, 일본, 한국 등을 앞섰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이밖에 국유기업의 FDI 비중이 2004년의 35%에서 지난해에는 29%로 낮아지고 유한책임회사들의 FDI가 32%로 상승함에 따라 국유기업이 첫 자리를 내주었고, 지역별로는 라틴아메리카가 아시아 대신 중국의 최대 FDI 지역으로 부상했다.
한편 지난해 중국이 받아들인 FDI는 모두 791억달러로 이머징 마켓(상대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높고 산업화가 빨리 진전되고 있는 개발도상국) 가운데서는 최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