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신문]
2004년 와인소비 5억병,연 15% 성장 … 창리는 ‘동양의 보르도’
중국이 세계 와인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중국에 와인 제조를 위해 포도 묘목이 도입된 것은 100여년이 넘었으며 척박한 땅과 높은 기온이 포도 생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2000년 전 실크로드 북부서 와인용 포도재배 돼 = 중국의 대표적 술을 꼽으라면 다양한 독주, 청주, 곡주, 여러 맥주를 꼽을 것이다. 그러나 와인도 중국에서 2세기 전부터 존재했던 명실상부의 전통 술이다.
와인 제조용 포도가 재배된 것은 지금부터 2000년 전으로 실크로드 북쪽 신장지역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후 1980년대 술을 빚는데 곡식이 너무 많이 소비되자 중국 정부는 포도묘목을 심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당시 생산된 와인을 어떻게 즐겨야 할지 몰라 결국 포도가 남아돌게 됐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으로 최근 와인 붐이 불면서 와인생산을 위한 포도재배도 늘고 있다.
중국 와인 생산자들은 국내외 와인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세계 와인 지도에 중국이란 이름을 올리려는 열의로 가득 차 있다.
화둥지역은 샤르도네로 유명하며 창규는 카베르네 소비뇽, 산둥은 메를로, 그리고 베이징은 드래곤즈실로 유명하다.
10년 전 이미 중국에는 240개의 포도주 양조장이 있었으며 이후 100개 이상 양조장이 더 세워졌다.
“이들 양조장은 대부분 중소 규모로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중국과 세계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와인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특히 홍콩에 거주하던 영국인 마이클 패리가 칭따오 포도주 공장과 합작해 만든 화동 포도주 양조장은 국제 수준에 근접하는 ‘화동’이라는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전문가들, 신장의 기후에 주목 = 중국 정부가 신장지역에 포도 묘목을 재도입한 것은 1950년으로 이때는 주로 가공하지 않고 과일로 먹었다.
와인 전문가들은 포도의 당도를 높여주는 신장의 기후에 주목하며 와인 산지로서 잠재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산둥 또한 와인 산지로 부각되고 있다. 산둥성의 보데가 랜지스 포도원은 호주 제르노 랜지스 스와로브스키에 의해 1999년 세워졌다.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150마일 떨어진 산둥성 연안의 창리에는 200㏊의 포도원이 위치해 있으며 호텔과 식당, 와인학교, 중국 최초의 와인테라피 스파가 위치해 있다. 이 지역에만 30개의 포도주 양조장이 있어 창리는 ‘동양의 보르도’로 불리고 있다.
보데가는 매년 130만병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첫 와인은 2001년산으로 포도의 품질이 뛰어나 계획했던 것보다 1년 앞서 생산됐다. 카베르네 쇼비뇽과 메를로 블랜딩, 그리고 카베르네 프랑이라는 3종류의 레드와인과 로제와인을 제조한다.
◆와인회사, 중국시장 진입위해 치열한 경쟁 = 지난 5년간 중국의 와인산업은 매년 10~15% 증가해왔다.
보데가 랜지스의 렌 지앙 대변인은 “앞으로 성장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뚜렷한 질적 향상은 없었으며 대부분의 와인회사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이는데 주력해 왔다”고 지적하고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이 와인의 질을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미 아시아 최대 와인 소비국으로 부상했다. 2004년에만 5억병이 넘는 390만 헥토리터의 와인이 소비됐다. 중국에서 소비되는 와인의 95%가 국내에서 생산된 것이다.
이렇다보니 외국 와인 회사들은 중국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04년 중국에서 호주와인 판매는 90%가 증가했으며 칠레 와인은 150% 증가했다.
중국의 와인붐은 ‘샤또’ 건설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프랑스어로 ‘성’을 의미하는 샤또는 과거 프랑스에서 귀족이 사는 성에 포도원이 딸려있었던 이유로 와인이름에 흔히 샤또가 붙는다.
베이징 교외에 위치한 라피트 캐슬 호텔은 17세기 프랑스 성을 모방해 지어졌다. 포도원은 없지만 지하에 훌륭한 와인 저장고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100년 전 세워진 중국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 중 하나인 창규에는 ‘샤또 창규-캐슬’이 위치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