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장세정] 중국 정부가 토지거래세를 대폭 올리기로 했다. 공장 신.증설이나 부동산 신축에 따른 과도한 토지 개발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을 포함해 중국에서 공장을 새로 짓거나 증설하려는 외국 기업들의 토지 매수 비용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8일 국토자원부가 신규 건설사업을 위한 토지 사용 수수료를 지금보다 두 배로 올리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중국은 앞으로 베이징.상하이.충칭.톈진.광저우 등 도시 지역의 토지거래세를 현재 ㎡ 당 1.2위안(약 144원)에서 3배로 올릴 방침이다. 또 ㎡당 5~70위안인 토지 사용 수수료도 배 이상 올릴 예정이다. 인상 시점은 명시하지 않았으나 이르면 2008년부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는 산업용 토지의 최저 가격을 정하기로 했고, 지방정부가 토지 판매 대금을 임의로 전용하지 못하도록 예산에 편입시켜 감시하기로 했다.
국토자원부는 토지거래세와 사용 수수료를 올리면 각종 개발에 필요한 토지 원가가 적어도 40~60%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재원이 늘어나면 토지가 수용된 농민에 대한 보상금을 배로 늘려줄 계획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투자 과열 현상을 어느 정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 중국 경제는 고정자산투자가 30% 급증하면서 경기가 과열 국면으로 들어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조치로 향후 중국에서 공장이나 물류 창고 등을 새로 짓거나 증축하려는 한국 등 외국인 투자기업들의 원가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중국에서 아파트를 짓는 한국 기업들도 부지 조성 원가 부담이 늘어나 적잖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