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의 독신 물결'..베이징.상하이만 100만명 넘어
(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에서 '싱글족'이 부상하고 있다.
신화통신은 중국의 중산층 화이트컬러 계층에서 일정기간 혹은 아예 일평생 독신으로 살겠다는 `싱글족'이 부상하면서 소비 및 산업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중국에서 독신자가 단기간에 급증, 사회적으로 부각되기는 이번이 4번째다.
우선 지난 1950년 혼인법 제정으로 '일부다처제'가 금지되면서, `다처들'이 갑자기 대거 `싱글족'이 됐다.
두번째는 문화혁명이 끝나면서 농촌이나 벽지로 '하방'했던 혼기를 놓친 노총각, 노처녀들이 도시로 돌아온 것이 계기가 됐다. 세번째는 1980년 혼인법 개정으로 감정적 유대가 없었던 부부들이 대거 이혼하면서 `싱글족'이 부상했다.
이번 `싱글족'의 출현은 피동적이었던 과거 세 차례와는 달리 중산층 화이트컬러 계층에서 본인들의 자발적인 의지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최근 `싱글족' 대두엔 중국에서 남아선호로 남녀성비가 맞지 않아 마땅한 결혼상대를 찾기 어렵다는 점 외에 결혼을 위한 비용상승도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대도시의 아파트 가격은 봉급생활자 연평균 수입의 10배에서 15배다.
젊은 계층의 사고방식에도 변화가 있었다. 이제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것이다.
광저우(廣州)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35세의 저우징(女)은 "돈을 벌어 퇴직한 다음에 프랑스나 지중해변에 작은 집을 사서 여관을 운영하고 싶다"면서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으며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성적 만족 등 과거에는 결혼을 통해 얻을 수 있었던 것들이 개방사회가 되면서 결혼과 관계없이 가능해졌다.
현재 광둥성의 15세 이상 미혼인구는 2천63만명으로 독신율이 31.9%다. 5년 전에는 독신율이 29.9%, 10년 전에는 23.8%였다.
광둥, 베이징, 상하이, 우한(武漢) 등 대도시에서 `싱글족'이 동시다발적으로 늘고 있으며 베이징과 상하이 두 도시만해도 싱글족 수가 이미 100만명을 초과했다.
싱글족의 출현은 소비구조 및 산업구조에도 영향을 미쳐 가전, 보험, 오락, 여행 등의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영유아 상대의 산업은 앞으로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