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 하드 디스크 생산업체인 시게이트(Seagate)가 중국 쑤저우(苏州) 공장을 폐쇄한다고 발표해 2000여 명의 중국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켈리장(Kelly Zhang) 시게이트 대변인은 지난 11일 “2000여 명 근로자를 감원할 계획이며, 이는 지난 7월에 발표한 구조조정 계획의 일부이다”라고 발표했다. 회사는 지속적인 운영효율을 개선하고자 쑤저우 공장을 폐쇄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는 글로벌 생산규모 감축으로 향후 시장 수요에 맞추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또한 1월11일~18일까지 퇴직하는 직원에게는 중국 노동법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는 “현재 하드디스크 시장 산업의 업그레이드 가속화와 기계 하드드라이브의 생산설비 과잉문제로 어쩔 수 없이 공장 문을 닫고 감원을 실시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시게이트의 구조조정안에 따르면, 글로벌 통합 전략을 실시해 올해 말까지 전세계적으로 근로자 6500명을 감원할 방침이다. 이는 현재 전체 근로자 수의 14%에 해당한다.
시게이트 테크놀리지는 전세계 최대 하드디스크 제조업체로 지난 1979년 캘리포니아 주 스콧츠밸리(Scotts Valley)에서 설립되었다. 쑤저우 공장은 2004년 6월 설립되어 연구개발, 제조, 가공 등의 업무를 진행해 왔다.
시게이트는 중국 쑤저우와 우시(无锡)에 두 개의 공장을 갖고 있다. 쑤저우 공장은 지난 2005년 시게이트가 19억 달러에 마이터커지(迈拓科技)를 인수해 설립했다. 이로써 중국에는 우시 공장만 남게 되었다.
현재 시게이트 차이나의 생산총량은 전세계 출하량의 7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높은 비중이다. 2012년 쑤저우와 우시 공장의 하드디스크 누적 출하량은 10억 장을 돌파했다.
한편 이번 시게이트의 쑤저우 공장 폐쇄를 두고 ‘트럼프의 위협’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유세 과정에서 여러 차례 “제조업체의 글로벌화는 미국인 고용에 불리하다”며, “제조업을 미국으로 회귀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아직 취임 전이지만 벌써부터 귀국 조치 협상을 논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
최근 크라이슬러 자동차는 미시건과 오하이오 공장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일자리 2000개를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포드 자동차는 멕시코 공장 설립을 취소하고 미국 공장의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애플도 전세계 데어터센터 총괄센터를 미국에 설립키로 했다. 트럼프가 선거 유세 과정에서 “애플 공장을 미국으로 옮겨 오도록 하겠다”는 공언이 먹힌 셈이다.
따라서 이번 시게이트의 쑤저우공장 폐쇄도 트럼프의 압력 혹은 정책과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종실 기자
플러스광고
전체의견 수 0
Today 핫이슈
가장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