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박기성 특파원 = 중국 정부가 도.농간 격차 및 취업난 해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대졸자들의 '하방(下放)' 유도 쟁책을 본격화했다.
중국 교육부는 15일 미취업 대졸자가 서부지역이나 벽지농촌으로 가서 근무할 경우 융자 학자금 상환을 면제해 주는 정책을 발표했다.
신장(新疆).시짱(西藏).간쑤(甘肅) 등 서부지역의 현(縣) 이하 단위나 벽지에서 3년 이상 일하기로 한 대졸자에게는 학자금 융자액 2만4천위안(약 290만원) 범위 안에서 중앙 정부가 대납해 주기로 한 것이다.
1차적인 대상은 베이징(北京)대, 칭화(淸華)대를 포함한 약 100개의 국립대학 졸업자들이다. 교육부는 각 지방정부에 대해서도 비슷한 정책을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교육부 재무사 학자금대출센터 추이방옌(崔幇炎) 주임은 대졸자들이 급여와 근무조건이 불만족스럽다는 이유로 서부나 벽지 근무를 꺼리고 있어 도시에서의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이 정책이 구인.구직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추이 주임은 또 학비 조달이 어려운 주요 대학 학생들에게 힘이 될 뿐 아니라 도농간 발전격차를 해소하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교육부는 그동안 농업, 임업, 지질 등을 전공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체 졸업정원의 5% 범위 안에서 이 정책을 시행해 왔고 이번에 이를 8%로 확대하면서 전공 제한도 풀었다.
그러나 서부나 벽지 근무에 동의하는 계약서를 쓴 대졸자가 의무 근무를 끝내기 전에 돌아올 경우 융자금을 갚아야 하고 학적기록에도 이를 남겨 향후 취업시 불이익이 돌아가도록 했다. 중국에서는 1999년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운 대학생들을 위한 학자금 융자제도를 시행해 오고 있다.
중국 정부의 대졸자 취업난 해소책은 '대학생 서부대개발 자원근무 계획' '대학생 3지1부(三支一扶:교육.농업.의료지원 및 빈곤구제) 계획' '농촌 의무교육 학교 교사 특설배치 계획' 등으로 다양하다.
베이징시는 지난 3월 졸업을 앞둔 대학생 60명을 선발해 시 외곽의 농촌으로 내려보냈다. 이들은 촌장(村長) 밑에서 촌관(村官)이라는 직책으로 농촌 개발업무를 맡아 일하고 있다.
국무원은 이미 지난 해 18호 문건을 통해 고학력 취업난 해소책으로 대학생 기층 취업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후 지금까지 중앙 관련 부처가 12개 정책성 문건을, 16개 성이 대책 문건을 쏟아내고 있다. 대부분 기층지역 취업을 유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이는 1920년대 지식인들이 농촌 구제를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한 '하향(下鄕)'이나 마오쩌둥(毛澤東) 시대 중국공산당이 반강제로 진행한 '하방'의 현대판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