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절상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거센 가운데 중국 인민은행이 종전의 점진적인 절상 방침을 재확인하며 미국의 압력을 거부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전날 4분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 "위안화 환율을 기본적으로 합리적이고 균형잡힌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며 "중국의 경제와 금융의 안정적인 발전에 따라 점진적으로 환율 제도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FT는 인민은행이 사용한 '기본적인 안정'이라는 문구는 완전 자유변동환율제도를 도입하기 전에 시장 참가자나 기업들이 새 제도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겠다는 당국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인민은행은 환위험 관리 경험이 없는 기업들이 충격을 받거나 외환 시장에 투기세력이 들어서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7월 21일 중국은 달러당 8.27위안에 고정시켜 온 페그제를 폐지하고 위안화를 2.1% 절상했으며, 통화바스켓에 기초한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8.21위안이었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현재 8.04위안까지 오른 상태다.
미국은 그러나 위안화 절상폭이 충분치 않다며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는 등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지난 해 미국의 무역 적자는 7260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이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