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는 한국 미술계에 새로운 문화예술 이념, 즉 ‘민중 미술’이 개화한 곡절의 시기였다. 민중의 삶(현장)을 주제로 한 실천적인 작품들이 그 주조를 이룬 민중 미술은 대중들과의 소통, 민중들의 삶의 대변자로 진보적 이념을 지향했다. 오늘날 민중 미술이 담아온 역사에 대한 성찰과 현실 비판적인 측면, 그리고 소통을 중요시하는 개념은 미술계의 중요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민중 미술은 한국 내에서뿐 아니라, 일본, 미국, 프랑스 등 세계에 소개되어 ‘Minjung Art’라는 용어가 고유명사로 정착될 만큼 한국 현대 미술의 주요한 성과로 인식되고 있다.
이기홍 작가는 한국 미술계의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 써내려 온 인물로서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 대부분의 삶의 구석진 곳에서 들려오는 희망의 메시지를 미술적 언어로 표현하고자 부단히 노력해온 작가이다. 그의 작품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내며 변해가는 풍경이 있다. 투박한 땅 위에 뿌리를 단단히 박고 늦가을 비바람에 휘날리는 옥수수, 바람에 흔들리고 넘어질듯하지만 결코 꺾이지 않는 대나무 숲, 바람 소리가 들리는 산과 들판, 바람(風)에 노출된 채 삶을 살며 스스로 바람(願)이 되어온 사람들이 있다. 이기홍 작가의 작품은 근현대사의 풍경이기도 하지만 그저 세상을 순수한 눈으로 바라보고픈 작가의 담담하지만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기록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한편, 작가는 자신의 주변 그리고 자신이 밟고 있는 대지에서 겉모습만이 아닌, 피상적인 아름다움만이 아닌 그 이외의 것들을 더 보고 느끼려 하였다. 작가는 하잘 것 없는 조그마한 떨림에서 우리 삶의 고단함도 보고, 지나온 역사도 보고, 고통도 보고, 슬픔도 보고, 결국은 그 모든 것을 넘어서는 희망과 즐거움도 보면서 결국, 거센 바람에도 결코 꺾이지 않는 자연의 생명력, 우리들의 꺾이지 않는 희망과 열정을 담아내고 싶어 한다.
작가는 세계는 날로 글로벌화되고 이에 따른 인간의 이기심은 자연의 영역에 대한 침탈을 넘어서 이제 거꾸로 인간 스스로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자연의 위기와 더불어 맞이한 인간의 위기 그리고 이를 넘기 위한 노력들, 작가는 이러한 현실을 미술이라는 작업을 통하여 생명의 메시지로 시각화하여 담아내려 애써왔다.
•오프닝: 4월 8일(토) 오후 4시
•전시기간: 4월 8일(토)~5월 7일(일)
•전시장소: 윤아르떼(闵行区宜山路2016号 合川大厦3楼(지하철 9호선 1번출구)
•문의: 135-0168-6124, 187-2179-9141, 150-2110-6061
•www.yoonarte.com
ⓒ 상하이방(http://www.shanghaiba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플러스광고
전체의견 수 0
Today 핫이슈
가장 많이 본 뉴스